`전시회는 끝났지만 올해 가전.전자업계의 글로벌 대전쟁은 시작됐다' 전세계 110여개국 2천500여개 가전.정보통신 업체가 참가한 첨단 전자.IT제품과 기술을 선보인 가전전시회 `2006 인터내셔널 CES'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됐다. 올해 전시회에는 전시회뿐 아니라 100여회 이상의 각종 세미나와 회의가 열려 새로운 제품과 기술 경향을 선보였으며, 15만명 이상의 바이어와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아 발디딜 틈없는 대성황을 이뤘다. 매년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해마다 규모와 참가 업체수가 확대되면서 그해 전자업계의 이슈와 제품동향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가늠자'역할을 해왔다. 올해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와 미국가전협회(CEA)의 게리 샤피로 회장,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인텔의 폴 오텔리니, 야후의 공동설립자 테리 세멜,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 등 전세계 전자.IT업계를 대표하는 거물들이 대거 참가해 올해 사업전략과 기술제휴 등을 발표했다. 올해 전시회의 특징은 무엇보다 각 업체간, 기술진영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전자.IT 강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한국의 아성에 일본 업체들이 옛 전자왕국의 명성을 되찾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어 향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파나소닉이 지금까지 세계 최대였던 삼성.LG의 102인치 PDP TV보다 1인치가 더 큰 103인치짜리 PDP TV를 개발해 내놓은 것이나 도시바가 삼성전자(71인치)보다 1인치를 더 키운 72인치 DLP프로젝션 TV를 전시한 점은 다분히 한국 업체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별도 전시관을 꾸미지 않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삼성전자 전시관과 비슷한 규모의 대형 전시관을 마련했고, 최근 출시한 LCD TV브랜드 `브라비아'를 중점 부각시키면서 82인치 LCD TV도 선보였다. LCD 패널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에 이어 3위권에 머물고 있는 샤프는 국내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8세대 생산라인에 투자해 올 여름께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각 업체들은 저마다 최고의 화질을 구현하는 독자기술로 승부를 걸겠다며 화질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업체간 경쟁뿐 아니라 각 기술 진영간, 연대 세력간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차세대 DVD 표준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소니의 블루레이 진영과 도시바의 HD DVD진영은 별도의 블루레이 전시관과 HD DVD 전시관을 각각 마련해놓고 홍보전을 벌였다. 애플의 아이팟나노와 아이튠스에 대항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MS 및 서비스업체 등과 공동으로 소비자들이 손쉽게 음악 등을 다운받을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코닥, 구글, 야후와 각각 전략적 제휴를 맺고 서로 강점을 가진 사업 부문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제품 시장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각 제품군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은 수성 전략을, 2-3위권 업체들은 1위 탈환 전략을 각각 발표하면서 `불꽃 경쟁'을 예고했다. 특히 올해는 동계올림픽과 독일월드컵 등 전자제품 판매를 촉진할 대규모 행사가 예정돼있어 어느 해보다 각 업체들의 `시장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시회에는 기술 부문에서 디지털TV에 새로운 여러 가지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가 나타났고 여러 제품의 고유기능이 하나의 기기로 합쳐지는 디지털 컨버전스도 대세로 자리 잡았다. 또 휴대폰을 비롯한 각종 모바일 기기의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휴대인터넷 와이브로나 HSDPA(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 DVB-H, 미디어플로(MediaFLO) 등 다양한 통신 기술도 선을 보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CES 전시회의 동향을 감안하면 올해는 전자.IT업계가 저마다 새로운 첨단 기술과 제품을 무기 삼아 그 어느 해보다도 치열한 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