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약속 장소는 뷔셀 갤러리로 합시다." "한샘 전시장에서 요리강좌 열린다는데 같이 가실래요?" 가구업체의 대형 전시장이 직장인과 주부들의 약속 장소나 교양강좌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한샘 에넥스 웅진코웨이 등 가구업체들이 자사 전시장에 휴게실이나 강의시설을 마련하고 소비자에게 다양한 강좌와 모임 장소로 제공하고 있는 것. 가구 전시장을 소비자들이 즐겨찾는 생활공간으로 만들어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자사에 우호적인 소비자커뮤니티를 확대하는 '쇼룸 마케팅' 전략이다. 한샘은 최근 서울 논현 직매장을 리노베이션하면서 3층에 휴게실과 소규모 강의실을 따로 만들었다. 강의실에서는 지난 14일부터 매주 수요일 '인테리어 스쿨'을 개최하고 있다. 연말에 새롭게 선보이는 방배전시장에도 휴게실 및 강의실을 갖춰 놓고 고객을 대상으로 1주일에 한 번씩 요리강좌를 열 계획이다. 웅진코웨이는 부엌가구 전시장인 전국 14개 '뷔셀 갤러리'에 커피와 쿠키 등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마련했다. 이 곳에서 고객이 친목회나 동호회 등 소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고 스카프연출법,액세서리 만들기 등 주제별 문화강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에넥스도 올초부터 서울 논현·대치·압구정동과 대구 인천 등에 대형 전시장을 잇따라 열고 이 곳에 격조있는 인테리어로 꾸민 '나무쉼터'를 마련해 고객의 휴식과 모임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욕실가구업체인 아메리칸스탠다드코리아는 200평 규모의 서울 논현동 욕실전시장 '배스 하우스'를 일반인에게 파티 및 각종 행사 장소로 무료로 빌려주고 있으며 부엌가구업체인 넵스는 서울 삼성동 전시장에서 주부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박진호 에넥스 전무는 "가구업계도 유명 백화점이나 일류 레스토랑과 같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고객의 취향에 맞는 문화를 제공하는 감성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중산층을 대상으로 고객 커뮤니티를 확대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