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앞두고 나타난 한국 내 시장개방 논란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시장개방 문제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 다른 개발도상국의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현지시간) 부산발 기사에서 전교조가 벌이고 있는 'APEC 바로알기 수업'을 둘러싼 갈등을 예로 들면서 한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개방 정도에 대한 논란을 소개했다. 저널은 한국이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보호주의적 경제정책에서 탈피, 개방을 선택했지만 한국인들은 단기차익만을 노리는 외국자본의 행태와 한국 기업들의 중국이전을 바라보면서 세계화에 대한 회의와 기업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소비자조사업체인 TNS의 북아시아담당자인 데이비드 리처드슨은 2003년 조사에서 세계화에 대한 한국의 지지여론이 27%에 불과했다면서 일본과 함께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로 세계화의 수혜자였던 한국이 이제는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리처드슨은 특히 중국과 경쟁이 심해지면서 중국으로 너무 쉽게 일자리가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한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ICG) 동북아사무소장은 한때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까지 생각됐던 영화와 쌀시장 개방에 대한 새로운 움직임을 지적하면서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세는 개방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벡 소장은 가계부채 위기로 국내 소비지출이 바닥나면서 무역이 한국경제 성장의 주된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한국민들은 무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