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 시장을 살려라.' 완성차 업체들이 신형 모델을 잇따라 투입,소형차 시장 살리기에 나선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고 소비도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지만 이 기회에 오히려 연료비와 유지비가 저렴한 소형차 시장을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서다.


각 사는 각종 첨단장치에 중형차 수준의 실내공간까지 확보한 새 모델로 승부를 건다는 구상이다.


소형차 시장은 중·대형차에 밀리고 수입차에 치여 줄곧 위축돼 왔다.


올들어 7월까지 소형차 판매비중(완성차 5개사 기준)은 9.1%. 중형차(36.6%)와 대형차(21.0%) 판매 비중에 훨씬 못미치는 규모다.


소형차 판매비중은 2000년만 해도 15.6%나 됐지만 2003년 이후 10%대 밑으로 떨어졌다.


◆소형차 시장 해빙 조짐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경기가 위축되면서 소형차 고객들이 차량 구입 시점을 마냥 미루고 있는 데다 정부의 경유값 인상 방침으로 레저용 차량(RV) 시장을 이탈한 고객들이 중대형 차량쪽으로 옮겨가면서 소형차 소외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들어 7월까지 대형차 판매비중은 21.0%로 2003년(16.7%)과 2004년(17.5%)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고유가가 지속되고 경제성장 전망이 잇따라 낮춰지면서 움츠렸던 소형차 시장에도 조금씩 햇살이 비치고 있다.


아직까진 중대형차의 판매성장률에는 못미치지만 올들어 소형차 판매가 점차 늘고 있는 것.완성차 5개사의 소형차 판매량은 올 1월만 해도 1만5304대에 그쳤지만 지난달에는 1만9059대로 올들어 최대치를 나타냈다.


◆'신병기' 잇따라 투입


이달 하순부터 다음 달까지 현대자동차 베르나의 후속모델인 'MC',GM대우 칼로스의 후속인 젠트라,르노삼성의 SM3 부분 변경 모델인 'SM3 뉴제너레이션' 등 1400~1600cc급 신차 3종이 잇따라 선보인다.


현대차가 다음 달 출시할 베르나 후속 신차(프로젝트명 MC)는 1400cc와 1600cc로 기존 모델(1300cc,1500cc)에 비해 배기량이 커졌다.


자체 개발한 알파-Ⅱ엔진을 장착,힘을 키웠고 기존 베르나에 비해 전고(차량 높이)가 8.5㎝ 높아지는 등 덩치도 커졌다.


현대차는 "실내공간을 동급 최대수준으로 늘렸고 디자인도 스포티한 분위기를 강조해 더욱 날렵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GM대우가 칼로스 후속으로 내놓을 젠트라는 1500cc급 차량으로 400ℓ 용량의 넓은 트렁크와 접을 수 있는 뒷좌석 시트를 채택,적재 공간을 최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GM대우는 칼로스 해치백 모델을 칼로스라는 이름으로 계속 생산할 예정이며 해외에서만 판매하는 칼로스 3도어 해치백 모델(1200cc,1500cc)을 조만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르노삼성이 23일 내놓는 SM3 뉴 제너레이션은 2002년 SM3가 출시된 후 처음 선보이는 부분 변경 모델.그러나 풀 체인지 모델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외형과 성능이 대폭 개선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차 발표회를 앞두고 구체적인 수치를 미리 밝힐 수는 없지만 출력과 연비가 크게 좋아졌고 실내 공간도 확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