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중고 자동차의 일부 부품을 바꿔 신차로 만들어내는 재(再)제조(remanufacturing)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재제조가 가장 활성화된 미국은 관련 업체수만 7만3천개에 이르며 연간 매출이 5백30억달러(원화 약 53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독일처럼 재제조산업 육성에 본격 나섰다. 재제조산업이 활성화되면 연간 6천3백억원의 에너지와 자원이 절약되며 향후 4천7백명 이상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품질보증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으며 자동차와 복사기·프린터의 카트리지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1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재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산업자원부가 상정한 '재제조산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적극 추진키로 했다. ◆재제조와 재활용의 차이 재활용(recycling)은 환경 보호를 위한 폐제품의 수거가 목적이다. 유리병이나 폐지,못쓰는 철 등을 회수해 다른 제품의 원료로 다시 쓰는 것이다. 이에 반해 재제조는 기존 제품을 같은 기능의 새 상품으로 만드는 것.예를 들어 복사기의 다 쓴 카트리지를 떼낸 뒤 깨끗이 씻고 수리해 신제품으로 다시 만드는 것이 재제조이다. 재제조 산업은 교류발전기 스타트모터 자동변속기 등 자동차부품,토너와 카트리지,복사기,인쇄기,일회용 카메라 등 50여개 분야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다. ◆재제조,성장가능성 높다 국내 재제조 산업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중고·재생부품 점유율이 6%에 불과한 반면 미국에선 이 비중이 55%에 이른다. 산자부 관계자는 "재제조 제품의 성능은 신제품과 같은 데도 원재료 부담이 낮아 판매가격은 신제품의 30∼70% 수준에 불과하다"며 "품질 기준 등이 마련된다면 향후 수조원대 시장으로 커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제조가 가장 활성화된 미국은 업체수만 7만3천개에 이르며 연간 매출이 5백30억달러(원화 약 53조원)에 이른다. 독일 역시 다임러벤츠 등 자동차회사가 재제조 생산라인을 운용하고 있다. 정부는 재제조 산업이 육성되면 연간 6천3백억원의 에너지·자원절감 효과와 4천7백개의 새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떻게 육성하나 정부는 우선 연내 '환경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 촉진에 관한 법률(환친법)'을 개정,재제조에 대한 지원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또 현재 관련 업체가 대부분 영세한 점을 감안해 전담 연구기관을 지정·운영키로 했다. 정부는 재제조에 대한 인프라를 다지기 위해 기업이 품질관리·보증을 자체적으로 실시하되 자동차부품연구원 등이 품질을 인증하도록 할 방침이다. 재제조에 대한 품질기준 평가방법 등은 올해 중 확정짓기로 했다. 아울러 자동차와 복사기·프린터의 카트리지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시범사업을 통해 성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면 향후 휴대폰 항공기부품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