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계약 체결로 `초읽기'에 들어갔던 오리온전기의 매각작업이 최대 채권자의 반대로 막판 난항을 겪으면서 무산 위기에 처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전기는 지난 30일 오리온전기의 정리계획안에 대한관계인집회를 가졌으나 오리온전기의 최대채권자인 오리온전기CRV의 최대주주 서울보증보험이 매틀린측의 정리계획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표결 및 의결일정이 다음달 6일로 미뤄졌다. 오리온전기CRV는 오리온전기 정리담보권의 99%, 정리채권의 77%를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보증보험은 오리온전기 CRV 의결권을 35% 갖고 있다. 오리온전기CRV는 추가로 내부 조율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나 관련규정상 CRV측의 동의가 성립되려면 75%이상의 찬성률을 기록해야 하기 때문에 35%의 의결권을갖고 있는 서울보증보험이 계속 기존 방침을 견지할 경우 매틀린측의 정리계획안은부동의처리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매각 작업 자체는 무산되며 오리온전기는 법정관리 정리계획안을 계속실행해야 하나 자금난 등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청산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보증보험은 청산가치보다 매각금액이 낮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으나 올해1월말 현재를 기준으로 회사의 청산가치(1천99억원.공익채권 685억원 포함)가 인수금액(1천200억원)을 밑돈다는게 회사측 주장이다. 회사측은 주채권자인 오리온전기CRV의 회수가능 채권액이 M&A시 470억원으로 파산시 추정액 200억원보다 많은 상태에서 서울보증보험측이 반대하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앞서 오리온전기는 지난달 22일 법원의 승인을 거쳐 미국계 매틀린 패터슨 펀드와 인수.합병(M&A)을 위한 본계약을 맺고 이날 관계인 집회를 거쳐 다음달 중 매각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었다. 매틀린 패터슨은 종업원 고용을 전원 승계, 일단 오리온전기를 일괄인수하되 추후 OLED 부문과 브라운관 부문을 인적분할, OLED 부문을 세계적 수준으로 키우는 한편 브라운관 사업도 계속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오리온전기 관계자는 "부도에 따른 법적 관리로 자금 여력이 바닥이 난 상태에서 M&A는 회사 생존을 위한 마지막 수단이며 무산될 경우 파산절차를 밟을 수 밖에없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1천700명의 종업원과 600여명의 하청업체 종사자들은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다른 회사 관계자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인 서울보증보험이 회사를회생시켜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대신 결과적으로 회생의 기회마저도 박탈하려고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3위, 세계 6위의 브라운관 업체인 오리온전기는 OLED, PDP 모듈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진행된 1차 입찰이 당초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효성과 코오롱의 불참으로 유찰된 뒤 9월 재입찰에서 매틀린패터슨이 단독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작년 12월 매틀린측과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