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멕시코는 올가을로 예상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을 계기로 교역량 35억달러에 달하는 한국-멕시코 양국간 `전략적 경제협력 선언'을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를 방문 중인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은 지난 달 28일 오후(현지시간)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양국 정상들이 오는 9월 회동에서 전략적 경제파트너임을 공식 선언, 곧바로 정부간 고위급 협의체 및 고위 민간경제단체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구체적으로 제의했다. 이에 대해 폭스 대통령은 여러 면에서 보완적인 측면을 가진 양국이 긴밀한 경제협력을 선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고 이날 면담장에 배석한 조규형 주멕시코 대사가 전했다. 폭스 대통령은 양국간 협력관계를 쌓아 멕시코는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에 진출하고 한국은 멕시코를 중남미 진출의 거점으로 삼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스 대통령은 "기아와 현대자동차가 멕시코에 투자하고 진출해 주기를 바란다"며 "지금은 기아차 등이 완제품을 멕시코에 들여오고 있으나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생산하면 미국과 중남미로 수출하는데 이익이 될 것"이라고 한국기업의 대(對) 멕시코 투자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폭스 대통령은 또 최근의 남북관계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으며, 남북한 평화정착을 위해 멕시코도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이 자신을 초청해준데 감사하게 생각, 멕시코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을 전해달라고 했다"면서 "이어 오는 11월 폭스 대통령이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만큼 올해두차례 정상회담은 양국간 경협과 우호를 한차원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멕시코에 도착한 김 의장은 멕시코 한인이민 100주년을 맞아 한인들의 첫 정착지 멕시코 남부 유카탄 메리다에서 개최된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지난 21일부터 1주일간 메리다에서는 ▲100만달러의 한국정부 예산이 투입된 한국-멕시코 우정병원 건설 현장 시찰 ▲한인회관 복원 이민기념관 개관 ▲100주년 기념탑 건립▲한국전통춤 공연 등 100년의 족적을 더듬는 대규모 사업 및 행사가 펼쳐졌다. 이런 우호적 분위기에서 오는 9월로 예상되는 노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은 우리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한국ㆍ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분위기 조성, 멕시코내 한인 이민지 개선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김 의장은 이날 밤 마리오 바스케스 라냐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위원장과 만찬을 갖고 내년 ANOC 총회의 서울 유치에 도움을 준데 감사함을 표시하면서 2014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도 적극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