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허덕여온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미국 현지법인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18일 보도했다. 이는 미쓰비시자동차의 미국시장 철수를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쓰비시자동차의 마수코 오사무 신임 사장은 지난 1월 북미국제오토쇼 기간에디트로이트를 방문, 리플우드 지주회사 관계자 등을 만나 자사 미국법인의 매각 협상에 나섰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마수코 사장의 디트로이트 방문에는 미쓰비시자동차의 지분 21.2%를 보유한 일본 푀닉스 캐피털사의 앤도 야수시 사장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회사 사장은 리플우드 지주사 등 몇몇 회사 관계자들을 만나 미쓰비시자동차의 일리노이주 노먼공장과 서던 캘리포니아의 북미 판매법인 매각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플우드측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으나 미쓰비시법인 인수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쓰비시자동차 관계자들은 마수코와 앤도 두 사장이 디트로이트 오토쇼에 참석한 것은 사실이지만 "북미 시장 철수 계획은 없다"고 부인했다. 지난 1980년대말과 1990년대초 프랑스 푸조-씨트로앵과 르노, 일본 다이하쓰자동차 등이 미국 시장에서 철수했지만 이후 10여년간은 미국 시장을 포기한 해외자동차회사가 없었다. 미쓰비시자동차가 미국 법인의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고 나선 것은 현지 판매의급감으로 적자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쓰비시자동차는 할부금융제도를 이용해 신용능력이 취약한 미국 내 젊은층 소비자들에게 자동차를 대거 팔았으나 이들이 차 값을 갚지 못하는 바람에 적자더미에놓였다. 이로 인해 지난해 미쓰비시자동차의 미국 판매는 16만1천609대로 전년대비 37%격감했으며 2년전 2%에 달했던 시장 점유율도 작년엔 1% 미만으로 곤두박질쳤다. 또 노먼공장은 1994년 300여명의 여성 근로자들이 차별과 성희롱을 주장하며 소송에 나서 이미지가 실추됐고, 시간당 임금이 26달러나 돼 경쟁력을 잃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해 생산라인을 줄이고 1천여명을 감원했다. 미쓰비시자동차의 전체 적자는 오는 3월에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에 4천720억엔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해 경영난 타개를 위해 두 차례에 걸쳐 100억달러 이상의자본을 투입했으나 일본 내 리콜 파동과 미국법인의 부진 등으로 전반적인 판매가급감, 경영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소식통들은 미쓰비시자동차가 도쿄-미쓰비시은행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로부터 경영개선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