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이 중국 전역에서 성행하고 있는 지하금융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전체 금융권 대출 규모의 약 30%에 달하는 8천억위안(1위안=약 1백30원)의 자금이 은행권 밖에서 유통되고 있어 금융정책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유력 경제지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5일 베이징의 중앙재경대학의 조사 자료를 인용,2003년 말 현재 금융권 밖에서 유통되고 있는 자금 규모가 7천4백억∼8천2백억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지역적으로는 사금융이 발달한 헤이룽장,랴오닝과 중소 사영기업이 많은 광둥,저장,푸젠 등에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자금은 '치엔좡(錢庄)'으로 불리는 사금고를 통해 중소기업에 높은 금리로 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상업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꺼리고 있기에 생긴 현상이다. 지하자금은 또 대규모 투자단을 형성해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상하이 항저우 등의 부동산 가격이 지난 수년간 급등한 배경에 원저우(溫州)지역 상인들의 투기자금이 있었다는 게 이를 보여준다. 이들 자금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부동산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그렇다고 금융권 밖으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잡아둘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실질금리가 제로(0)%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저축을 점점 외면하고 있다. 20%를 넘나들던 주민예금 증가율은 지난해 13% 선으로 떨어지는 등 민간자금이 은행을 기피하고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