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원자재 대란이 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 적용될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 장기공급계약 협상을 앞두고 벌써부터 현물가격이 폭등세를 나타내면서 사상 최대의 상승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 한전 등 원자재 수요업체는 물론 자동차 가전 메이커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호주 브라질 등의 광산업체들은 곧 시작되는 내년도 장기공급물량 가격협상에서 유연탄 가격을 70∼80%,철광석 가격은 20∼25%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최대 철강업체인 아셀로의 가이 돌레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달러화 약세와 수급 불균형으로 내년도 철강 원료용 유연탄 가격이 t당 1백달러를 넘어서 올해(60달러)보다 최고 8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주의 매커리뱅크도 최근 분석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장기공급 유연탄 가격이 올해보다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철광석 가격도 크게 올라 서호주 철광석 업계는 최근 인도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2005년 연간 계약 가격은 올해보다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인도의 국립광물개발회사 NMDC의 라메시 쿠마르 회장도 "인도의 광석 수출업자들은 국제가격에 따라 내년도 철광석 가격이 18%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삼성증권 김경중 연구위원은 "내년도 철광석 가격이 t당 28.6달러로 올해보다 24.9%,유연탄 가격은 1백달러로 67% 가량 오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철광석과 유연탄 등 철강 원재료의 가격 급등은 달러화 약세로 호주와 브라질 광산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다 중국이 대규모 물량 수입에 적극 나서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최근까지 유연탄 수출국가였으나 올해부터 순수입국으로 전환됐고 2006년까지 연간 1억t 규모의 철강 설비증설을 추진,철광석과 유연탄을 '블랙 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