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은 1일오후(한국시각 2일 오전) 워싱턴에서 비공개 연석회의를 갖고 석유시장 및 환율 안정을 촉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고유가가 세계 경제에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산유권의 증산이 필요하며 석유 소비국들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석유 생산.소비국들이 석유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협조해야 한다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석유 부문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권고했다. 소식통들은 앞서 IEA가 특히 헤지펀드의 석유시장 투기를 견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명은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 전망이 여전히 밝다면서 인플레가 지금도그렇고 앞으로도 진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역간 성장이 불균형을이루고 있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 금융시장이 가장 큰 관심을 보여온 환율에서는 예상대로 이렇다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성명은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면서 "외환시장을 계속 면밀히 감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환율에 더 융통성이 부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환율에 관한 언급은 지난해 9월 두바이 G7 회동에서 나온것과 유사한 내용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미 환율에서 특별한 합의가 없을 것으로예측돼 달러 약세가 이어져온 상태다. 성명은 균형 발전을 위해 빈국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와 관련해 이라크 채무문제 해결이 연내 이뤄지도록 노력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부채 탕감을 놓고 미국과 유럽간의 견해차가 심각해 실질적인 합의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앞서의 예상대로 이 부문에서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성명에는 이밖에 신흥시장 촉진과 경제효율성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관한 원칙적인 언급도 들어있다. G7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총재들은 비공식 회담에 이어 중국을 처음으로 특별게스트로 초청해 공식 만찬회동을 갖는다. 이어 2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도 참석한다. G7 본회담에 앞서 미국은 일본 및 중국 등과 잇따라 별도 회동을 갖고 환율 문제 등을 조율했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진런칭(金人慶) 중국 재정부장과 회담한 후 중국이 변동환율제로 단계적으로 이동한다는 방침이 확고하다는 점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만찬 회동에 들어가기에 앞서 로이터와 가진회견에서 "환제도 손질을 위해 여전히 할일이 많다"면서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해 일각에서 기대하는 조기 실행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일본 재무성 관리도 미일 재무장관 별도 회동 후 기자들에게 "환율 문제가 실질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식통들도 양측간에 환율 문제가 원칙적인 수준에서 거론되는데 그쳤다면서 이는 미국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G7 회동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회원국들도 게스트로 초청돼 유가 안정을 위해 증산에 박차를 가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이와 함께 채무가 심각한 아프리카 국가들도 자리를 같이했다. (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