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군 소니 대(對) 마쓰시타의 경쟁이 최근 한반도에 상륙했다. 일본에서 소니가 압도적 우위를 지켜온 판세가 지난해 이후 마쓰시타의 대공세로 뒤집힌 가운데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터를 닦아온 소니코리아에 마쓰시타의 한국법인인 파나소닉코리아가 최근 과감한 도전장을 내민 것. 24일 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코리아는 지난 2000년 법인설립후 처음으로 지난 12일 신제품 발표회 겸 기자간담회를 갖고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홈시어터 등 29개신제품으로 한국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홈시어터는 모두 소니가 한국에서 1,2위를 다투거나 최소한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기업과 경쟁하는 품목들이다. 이는 마쓰시타의 한국 전략이 소니를 타깃으로 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야마시타 마사카즈 사장은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완성품 분야만 1천200억원의매출을 올렸다"며 "경영환경이 쉽지 않지만 PDP TV와 디지털카메라를 중심으로 공격적 영업을 전개, 작년 대비 20% 매출 향상을 이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쓰시타는 더욱이 한국에서 사회에 적극 공헌하는 기업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교육분야에서 장기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환경운동 등 현지화 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는 소니를 의식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대해 소니코리아측은 "파나소닉과는 제품 라인업도 많이 다르고 한국에서활동해온 연륜도 차이가 큰 만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마케팅 사업부를 비롯해 내부적으로는 파나소닉의 움직임에 빠짝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소니코리아는 파나소닉코리아가 발표회를 가진지 일주일만에 바이오 노트북 2종을 출시하면서 '바이오 비전 2004'라는 대규모 신제품런칭 및 설명회를 가졌다. 소니는 노트북 브랜드인 '바이오'를 엔터테인먼트와 네트워킹 솔루션 등 디지털컨버전스를 추구하는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발표와 함께 올해안에 출시할휴대용 음악재생기 등을 이례적으로 사전에 공개하는 적극성도 감추지 않았다. 국내에 진출한 해외 전자업체들은 물론 삼성이나 LG 등 국내업체들까지 이같은두 기업의 치열한 한국 경쟁에 흥미와 관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향후 이들의 국내 시장 경쟁이 디지털TV와 캠코더 등 몇몇 품목들을 중심으로국내 시장판도를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들의 경쟁과 시장 연착륙 여부가 다른글로벌 기업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나 파나소닉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미미하고 한국시장이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그리 크지 않지만 일본업체들은 한국과같은 IT인프라가 좋고 전자제품의 회전이 빠른 곳에서의 성공 여부가 글로벌시장에서의 성패를 시험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 일본에서 마쓰시타는 7조4천797억엔의 매출과 1천708억엔의 영업이익을 올려 매출 7조4천964억엔과 영업이익 989억엔을 기록한 소니를 영업이익에서 크게 앞섰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