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36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제유가의 끝모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집권 2기를 맞은 노무현 대통령의 향후 경제운영이 고유가로 인해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이 없어 난감해 하는 표정이다. ◆계속되는 최고가 행진 = 1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7일 현지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주말보다 0.40달러 오른 36.23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90년 9월 28일 37.40달러 이후 처음으로 36달러선을 돌파했다. 두바이유의 오름세는 지난 11일 이래 일주일 연속이다. 이에 따라 두바이유의 10일 이동평균가격은 34.50달러, 20일 이동평균가격은 33.50달러로 상승했다. 미 서부텍사스중질유는 41.49달러로 0.17달러 올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간 반면 북해산 브렌트유는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로 0.37달러 떨어진 38.71달러에 장을 마쳤다. 작년 평균가격 대비 격차는 두바이유 9.44달러, 브렌트유 10.01달러, WTI 10.38달러로 벌어졌다. 선물시장에서는 뉴욕상품시장(NYMEX)의 WTI 6월물 가격과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브렌트유 가격도 각각 0.17달러, 0.05달러 상승한 41.55달러, 37.91달러에 거래됐다. ◆불확실성 가중 = 이날 국제유가의 상승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장인 에제딘 살림의 폭탄테러에 의한 사망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시장 분석가들은 최근 이라크와 주변국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테러사건이 중동의 정정 불안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석유공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유사들이 올 여름 성수기 수요를 충족할만한 휘발유 재고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 상승을 부추긴 요인이다.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수출국기구 증산(하루 150만 배럴) 요구 발언에 대해 이란과 카타르가 지지를 표명했지만 오히려 시장에서는 OPEC의 잉여생산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 장세에 호재로 반영되지 못했다. 석유공사 구자권 팀장은 "이라크 정세불안에 따른 중동 프리미엄이 여전히 유가상승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로 유가가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겠지만 상승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정부, 묘안이 없다 = 유가상승이 지속되면서 국내 경제의 신음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집권 2기를 맞은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 회생과 개혁을 강조하지만 업무복귀후 첫 주인 17일에는 증시가 폭락했으며 유가 급등 분위기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향후 경제운영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후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석유수입부과금 추가인하, 에너지다소비사업장의 혁신공정 및 고효율 건축기자재 투자시 7% 세액공제, 해외 유전개발사업 지원 확대, 에너지소비절약 운동강화 등 종합대책을 마련한다. 하지만 유가의 추가 상승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정부대책은 국내 유가안정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고유가에 따른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소비위축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