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고객의 자산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일임형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작년 10월 첫선을 보인지 6개월 만인 이달 26일 현재 약 3조원의 자금이 일임형 랩에 몰려든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교통부도 자금운용 차원에서 국민주택기금 1조원을 여기에 투자했다.


고객의 성향에 따라 전문가들이 '맞춤형' 투자전략을 세워 주는게 인기 비결이다.



◆ '나만을 위한 맞춤형 펀드'


일임형 랩은 전문자격을 갖춘 증권사 직원(자산관리사)이 고객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을 임의로 운용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상품이다.


증권사들은 우선 일임형 랩에 가입하려는 고객의 투자성향을 먼저 분석한다.


투자금액과 기간, 목표수익률과 리스크 감수 범위 등을 파악한 뒤 미리 짜여진 포트폴리오(자산배분 모델)를 제시한다.


증권사 직원은 이 포트폴리오를 놓고 투자자와 상의한 뒤 자금을 운용하게 된다.


고객 입장에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자산운용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임형 랩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주식이나 채권뿐 아니라 기업어음(CP) 수익증권 선물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다양하다.


수수료는 증권사별로 연간 0.8∼3% 안팎이다.


수수료는 주문횟수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진만큼 내야 한다.



◆ 직접투자형이냐 펀드투자형이냐


일임형 랩 상품을 파는 증권사는 현재 15개나,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 증권사가 파는 랩 상품은 크게 직접투자형 랩과 펀드형 랩으로 나뉜다.


직접투자형이란 증권사 직원이 주식 채권 등을 직접 골라 투자자의 계좌에 편입하는 것이다.


상품유형은 대체로 인덱스형 안정형 시장초과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어떤 주식을 일임형 랩에 넣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인덱스형은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주로 편입하는 것이며, 안정형은 고배당주나 하방경직성이 강한 우량주를 많이 포함시킨 상품이다.


시장초과수익형은 지수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를 주로 사게 된다.


반면 펀드형 랩은 증권사 직원이 투자자들의 돈을 펀드에다 가입시켜 주는 것이다.


실제 운용은 펀드에서 이뤄지며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적당한 펀드를 골라주는 역할을 한다.



◆ 기대수익 분명히 결정해야


투자자들은 가입에 앞서 자신의 기대 수익을 분명하게 정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만 증권사에서 자신의 기대수익을 채워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리서치 능력과 운용 담당자 개개인의 경력을 체크해보는 것도 잊어선 안된다.


가입한 다음 '사후관리'도 가입 때 못지않게 중요한게 이 상품이 가진 특징이다.


일임형 랩은 고객과 사전 협의를 전제로 증권사 운용담당자가 투자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고객은 증권사의 투자결정이 마음에 안 들면 종목 교체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어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