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서로 앞 서거니 뒤 서거니 핑크 빛 경제 전망을 내놓으며 '찰떡 호흡'을 과시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박승 총재가 전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55만개 일자리 창출'과 '최대 6% 성장' 견해를 밝힌 데 대해 "상당히 이유 있는 낙관론"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총리는 박 총재의 발언을 듣고 경제를 보는 시각이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안도했다는 말도 곁들였다. 이 부총리는 지난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점차 정상 궤도를 찾아 회복 국면에 진입한 상태로 판단되며 2.4분기부터는 내수와 고용 회복도 가시화해 올해 5%대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었다. 이 부총리는 당시 '일부 외국 투자기관은 6%대의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하고 당초 전망치인 5%대보다 성장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박 총재는 지난 8일 금통위가 끝난뒤 기자회견에서 "체감경기는 2.4분기부터 풀릴 것이며 성장률은 최대 6%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맞장구를쳤다. 박 총재는 한 발 더 나아가 예상대로 경제가 성장할 경우 55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처럼 경제부처 수장과 중앙은행 총재가 서로 입을 맞추기라도 하듯 경제 전망을 밝게 제시하자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총선용' 발언이 아니냐는 의혹 어린 시선을보냈다. 특히 고도로 말에 조심해야할 중앙은행 총재가 뚜렷한 근거도 없이 일자리가 55만개 증가할 것이라고 적나라하게 언급한 것은 너무 심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부총리 취임 이후 재경부와 한국은행은 '밀월'을 구가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취임 직후 한국은행을 경제장관 간담회 참석 대상에서 빼줘 중앙은행의 독립성을존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경제 동향 판단이나 정책 수립에서도 한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참고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은과 마찬가지로 정부도 세계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당연히 우리 나라의 경제도 좋아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하고 "하지만 정부와 한은이 경제를 보는 시각을 사전 조율한 것은 아니다"고강조, 불필요한 '오해'를 경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