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이 식품안전 우려 때문에 프랑스산 푸아그라(거위간)의 수입을 중단키로 결정한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조속한 협의를 촉구했다. EU측은 이날 끝난 세계무역기구(WTO)의 위생 및 검역조치(SPS) 협정 관한 회의에서 미국이 프랑스에 대응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푸아그라 수입금지조치를 서두른 것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푸아그라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명품 요리의 식재료. 캐비어(철갑상어알), 트러플(송로버섯)과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힌다. 푸아그라는 거위 주둥이에 깔때기를 꽂고 강제로 콩을 먹여 '과영양'으로 인한인공 간경화를 일으킨 다음, 10배 이상 부풀리는 제조과정 때문에 동물보호 운동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한다. 미국은 지난달 자국 수의학 전문가들이 프랑스 현지를 직접 방문, 조사한 결과미국의 식품안전 규정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프랑스로부터들어오는 푸아그라와 일부 냉장육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었다. EU측은 그러나 조류독감을 우려해 미국산 가금과 달걀에 대한 금수조치를 취한당일에 이같은 조치가 나왔다는 점에서 무역보복이 아니냐는 입장이다. SPS회의에 참석한 미국 대표는 EU측의 주장에 대해 분명히 프랑스 육가공 공장의 위생 기준이 미흡하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하고 프랑스측의 이런 문제는다년간 지속됐으며 사전 통보도 전달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미국측은 프랑스 검영당국은 위생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특별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면서 프랑스측도 이런 문제점을 인정, 이를 시정하기 위한 행동계획을 미국측에 제출한다는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WTO관측통들은 EU와 미국 양측이 향후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추가 접촉을 갖기로 합의했다면서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EU가 WTO에 제소할 수도 있지만 분쟁까지 끌고갈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