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에선 올해 환율전망을 달러당 1천1백45원으로 예측했지만 우리는 환율 1천50원대에 맞춰 수출전략을 짜야 합니다." 지난 주말 열린 LG전자 환율대책회의. G7 선진국 회의 이후 전개되는 환율급변동에 보수적으로 대응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회의는 "환율로 단 1원의 이익도 낼 필요는 없지만 결코 1원의 손해도 봐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냈다. '환리스크=제로'를 목표로 세운 것. 지난해 15조원대의 수출 실적을 올린 LG전자는 환율이 달러당 1백원 내릴 경우 매출이 최대 1조원 정도까지 줄어들 수 있어 환율리스크에 여간 민감한 게 아니다. LG그룹은 최근 LG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들에 최근의 원화강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른 환위험관리를 한층 강화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1천원대에서도 경쟁력 확보 그룹의 싱크탱크인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연간 환율전망을 1천1백45원으로 예상했지만 LG계열사들은 수출위주 기업의 경우 기준환율을 달러당 1천50원으로,수입위주 기업은 기준환율을 1천2백50원으로 적용해 경영계획을 잡았다. LG 홍보팀 정상국 부사장은 "장기적으로는 달러당 1천원대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가격결정력을 높일 수 있는 고부가가치 프리미엄제품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지난해 3백5억달러보다 15% 늘어난 3백50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는 원화강세가 이어질 경우 수출채산성이 악화될 것에 대비,△수출선과의 거래조건 재점검 △가격이 아닌 품질과 기능면에서 우위 확보 △브랜드 파워 제고 등으로 '원고(高)' 파고를 헤쳐나갈 방침이다. ◆하루 단위로 체크한다 LG전자 LG필립스LCD LG상사 등 LG의 수출주력사들은 일일단위로 환율전망을 체크해 대응하고 있다. LG전자는 연초부터 환율하락을 예상,헤지 비율(Hedge Ratio)을 10% 높였다. 달러 및 유로화를 함께 결제할 수 있는 지역에선 유로화 결제비율을 늘렸다. 외화예금과 매출채권을 거의 없애 환율하락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외화의 수입과 지출을 시기적으로 일치시켜 환차손익 발생을 줄였다. 매출과 장비도입 등을 대부분 외화로 거래하는 LG필립스LCD도 수출로 들어오는 외화와 설비구매 등으로 지출하는 외화통화를 일치시키는 내부헤징 등으로 환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방어가 최우선 LG상사는 옵션이나 선물 같은 파생상품 거래보다는 선물환 제도를 적극 이용,현재 95%인 헤지 비율을 1백%로 늘릴 계획이다. 입출금 날짜를 맞추는 '매칭(Matching)'이나 외화부채나 외화자산 결제시 환차액만을 주고받는 '네팅(Netting)' 등을 우선 활용하고 있다. '사내 선물환 제도'를 이용,외환업무를 맡고 있는 금융팀이 일종의 사내은행이 돼 영업부서의 선물환을 대외거래와 연결시켜주고 있다. LG칼텍스정유도 '재무위험관리 시스템'을 통해 외화차입금 대 원화차입금 비율을 결정하는 방법으로 헤지를 하고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