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핵심부에서 이헌재(李憲宰) 전 재경부장관의 중용설이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그 진원지는 당연히 4월 총선에 사활을 걸다시피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열린우리당 쪽이다. 실제 정동영(鄭東泳) 의장과 김원기(金元基) 고문 등 우리당 지도부는 최근 수차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비롯,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 등 청와대 핵심인사들에게 이런 희망사항을 건의했다고 한다. 특히 정 의장은 지난달 18일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회동했을 때 비서실장 후보로 이헌재 전 장관과 김종인(金鍾仁) 전 청와대 경제수석, 언론계 모 인사 등 세사람을 추천했는게 우리당 핵심관계자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 의장은 지난달 17일 김종인 전 수석과 만났고, 18일에는 이헌재 전 장관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이헌재씨를 비롯한 여러 대안을 놓고 비서실장 후보들에 대한 여론동향 등 정밀 검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 대통령은 2일 낮 이씨와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경제회생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눈길을 끌었다. 일부에선 이씨를 비서실장으로 영입하기 위한 삼고초려의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이씨가 비서실장 후보는 아니다"고 단언한다. 다만 경제부총리 기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헌재 비서실장 기용설에 대해 강한 거부감도 감지된다. 이정우(李廷雨) 대통령 정책특보-박봉흠(朴奉欽) 정책실장-권오규(權五奎) 정책수석-조윤제(趙潤濟) 경제보좌관 등 이른바 `경제통'이 진을 치고 있는데 비서실장까지 경제전문가로 기용하는 것은 `옥상옥'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김병준(金秉準)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 김우식(金雨植) 연세대 총장, 윤성식(尹聖植) 고려대 교수, 이종오(李鍾旿) 전 정책기획위원장은 물론, 전혀 의외의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없지 않다. 한편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 후임에는 한때 언론계 중진인사와 우리당 김부겸(金富謙) 의원 등이 검토됐으나 최근 배제되고, 이병완(李炳浣) 홍보수석이 자리를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김재현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