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림부와 미국 농무부 협상대표단은 30일 정부 과천청사 농림부 4층 회의실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조치 해제 문제를 놓고 탐색전을 벌였다. 이날 회담에서 미국측이 "광우병 의심증이 발견된 24일 이전에 한국으로 출하된 쇠고기에 대해서는 수입을 허가해 줄 수 있느냐"고 운을 띄우자 한국측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것에 대한 국제적인 검증이 있어야 한다"며 곧바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미국측 대표단은 지난 29일 일본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 해제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했던 점을 의식한 듯 이날 회담에서는 시종 조심스러운 협상 태도를 보였다고 한국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 "24일 이전 출하분도 수입 안된다" 농림부는 이날 회담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국제적인 검증절차를 통해 확인된 이후에나 수입재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된 이상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수는 없다"며 "미국측이 수입금지 해제를 요청하더라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부의 다른 관계자는 "7개월 전 캐나다에서 발견된 광우병 감염소도 단 한마리였다"며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아직까지 금지하는 상황에서 미국산 쇠고기만 수입금지를 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협상에 참여했던 이명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미국측 관계자가 24일 이전 출하분에 한해 미국 정부가 전수검사로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면 (세관을) 통관시켜 주겠느냐고 물었으나 '국민건강과 직결된 문제여서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 일본 정부와 공조 데이비드 헤그우드 미 농무부장관 특별보좌관 등 미국측 협상대표단은 이날 회담에서 광우병 발생상황과 감염경위, 지금까지 취해진 미국정부의 조치사항들에 대해 주로 설명했다. 헤그우드 보좌관은 "한국 정부와 소비자에게 미국 육류의 안전성을 설명하고자 온 것"이라며 "광우병 감염소는 캐나다에서 2001년 8월에 들여온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대표단이 입국한 인천국제공항에는 환경운동연합회원 10여명이 나와 "미국의 광우병 소 수입재개를 반대한다"는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