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2일 밝힌 내년 사업계획에는 내년 미국 등의 경기회복에 대비, 확대경영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이와 아울러 경영성과를 사회와 나누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등 `나눔의 경영'도 구호가 아닌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이행해 나가겠다는 로드맵도 담겨있다. 삼성은 올해 극심한 내수침체, 이라크 사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악재에도 불구, 만족할 만한 경영성과를 냈으며 글로벌 경쟁력도 어느정도 확보됐다며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경영방침인 `글로벌 일류기업' 구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확대경영 가속화= 삼성은 내년에 올해보다 4%증가한 12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세전이익은 14조1천억원으로 올해보다 무려 37% 늘리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시설투자도 올해 작년보다 무려 55% 늘린데 이어 내년에도 금년보다 12% 증가한 11조1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은 내년 경기가 회복될 것에 대비, 선행투자를 실시하는 한편 세계 일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투자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투자는 주로 반도체, LCD, PDP 등에 집중되며 특히 화성반도체 공장 증설 허용여부와 관계없이 반도체 투자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미 반도체 12, 13라인을 건설할 수 있도록 승인을 얻어 둔 상태며 화성공장 증설이 허용되면 20 또는 21라인까지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또 내년 인력채용도 늘려 올해의 6천700명 이상을 뽑을 방침이며 중국, 인도 등에 해외투자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삼성의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은 "매출 회계기준이 바뀐 것을 감안하면 올해 매출액은 작년의 113조원보다 늘어난 115조원에 달한다"면서 "세전순이익은 금융업 때문에 줄었으나 제조업의 성적은 좋았다"고 평가했다. ◆나눔경영 실천에도 노력= 삼성은 나눔의 경영의 일환으로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1조원 규모의 협력회사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 지원책으로 삼성전자 1차 협력업체 1천여개중 350여개사가 혜택을 볼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삼성의 제조업체 전체가 협력업체 육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3년 연속 10조원대의 세전이익을 거둔 데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생존차원에서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력회사에 대한 지원을 축소함에 따라 협력회사 수준이 후퇴되는 결과가 초래됐다는 반성을 토대로 협력업체와의 상생에 나서게 됐다고 삼성은 밝혔다. 삼성은 협력업체와의 종합지원책 마련을 위해 최근 3개월간 협력업체들을 일일이 방문, 고충을 직접 들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자금, 인력, 기술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삼성은 이와 함께 고용확대를 통해 청년 실업률을 낮추고 사회봉사도 적극 강화, 기업 이미지 강화와 반기업정서 해소에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업 구조조정= 삼성은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털을 합병하고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에 출자하는 등 금융업 구조조정을 실시키로 했다. 사업중복을 해소하고 시너지효과를 노리는 한편 삼성의 금융업이 문제를 일으켜 우리 금융업에 악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미리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합병을 결정했다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삼성은 이와함께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에 출자하는 것을 계기로 현재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제조업이 주로 참여하고 있는 금융업의 주주를 장기적으로 금융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임을 비쳤다. 삼성은 아울러 금융업종간 벽이 허물어지고 있으며 방카슈랑스 등이 커진다고 보고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그룹의 금융 시너지효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 기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