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ㆍ증권의 처리방안으로 산업은행이 두 회사를 일괄 인수한 후 증권을 우선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그동안 유력한 LG카드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LG카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카드가 발행한 ABS(자산담보부증권) 조기상환문제(트리거)가 추가로 불거질 수 있는 데다 LG카드 인수 후 발생할 돌발부실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김승유 행장은 "LG카드의 가치에 비해 인수가격이 너무 높다"며 "조건을 크게 바꾸지 않는 한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은행 역시 LG카드 인수시 우리금융지주와 LG카드간 주식교환 등의 문제가 있어 부정적이다. 이에 따라 결국 LG카드·증권의 새 주인은 산업은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카드와 증권을 동시에 인수한 후 LG증권을 우선적으로 처분, LG카드의 정상화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산업은행이 LG카드를 1조원에, LG증권(지분 20.9%, 경영권 프리미엄 제외)을 약 2천억원에 인수한 후 LG증권을 약 7천억∼9천억원(경영권 프리미엄 포함)에 되파는 방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 같은 매각방식이 적용될 경우 산업은행은 자금 투입액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LG증권 인수에 관심있는 은행은 LG카드에 대한 부담 없이 LG증권을 살 수 있는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채권단 일부에서 매입조건으로 LG카드에 대한 풋백옵션(매입 후 추가 부실이 있을 때 이를 보상해 주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같은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LG카드 채권단은 21일 LG카드와 LG투자증권의 일괄 매각을 주선할 매각 주간사로 삼정회계법인을 선정했다. 채권단은 또 임원 회의를 열고 LG카드의 유동성 해소를 위해 우리은행 국민은행 농협이 각각 1천억원씩 총 3천억원을 추가로 지원키로 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