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휴대전화 모델로 일명 폴더라고도 불리는 `조개형'(Clamshell Type)단말기를 자존심 높은 유럽 휴대전화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채택하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휴대전화 업체인 에릭슨을 일본의 소니가 합병해 만들어진 소니-에릭슨은 최근 유럽을 비롯한 GSM(유럽형이동통신)시장에 폴더형 컬러폰인`Z600'을 출시했다. 소니에 합병된 후에도 스웨덴에서 국민기업으로 현지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있는 에릭슨은 고종황제 때 조선왕실에 처음으로 전화를 설치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통신장비 회사다.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노키아에 버금가는 인지도를 지녔으며 노키아와 함께 지금까지 서구형 모델인 바 타입(Bar Type)모델 생산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후발주자로서 휴대전화 강국으로 급부상한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선보이고 있는 한국형 폴더 모델의 디자인과 기능적 우수성을 인정해 이를 모방한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바타입의 전 세계 보급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노키아도 내년 초에 폴더형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파 스빈 삼성전자 북유럽판매법인 영업.마케팅 이사는 "에릭슨에 이어 노키아도내년부터 다양한 폴더 제품군을 구성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노키아의 경우 한국 내수시장 용으로 폴더 타입인 셀룰러 폰 `노키아8887'과 PCS폰인 `8877'등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 폴더 단말기를 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릭슨과 노키아 등 유럽 출신의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들은 한국형 폴더 모델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서구인들의 손크기와 얼굴형에 맞춘 바타입 출시를 고수하면서 상대적으로 자그마한 디자인의 폴더 생산을 꺼려왔다. 그러나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뿐 아니라 GSM 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들의 폴더제품 판매실적이 급속도로 증대되자 이에 위기감을 느끼고 뒤늦게 폴더 모델생산에 뛰어들었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전했다. 스빈 이사는 "노키아와 소니-에릭슨이 폴더형 타입을 계속 내놓더라도 이미 디자인과 기능면에서 한국을 따라잡기가 힘들다"며 "오히려 이들이 출시한 폴더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제품이 더 잘 팔리는 반사효과가 발생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한국형 폴더 디자인을 기반으로 바타입 컨셉을 적절히 섞은 E700모델이 유럽 전문지에서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잇따라 소개되고 있다"며 "이처럼 유럽형 스타일의 폴더 제품을 계속 선보여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스톡홀름=연합뉴스) 김범수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