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히트상품 기근 등으로 신화붕괴 위기설에 오르내리는 일본 간판기업 소니의 이데이 노부유키(出井伸之) 회장 겸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자신감에 찬 반론을 들고 나와 주목된다. 이데이 회장은 월간지 문예춘추(文藝春秋) 신년호에 기고한 글에서 "소니는 신화붕괴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강해진다"며 "내가 입사한 이후로도 소니신화는 적어도 5번은 붕괴했다"고 작금에 고개를 들고 있는 `소니위기설'을 반박했다. 이데이 회장은 위기를 성공으로 연결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소니가 지난 1983년처음으로 PC 사업에 뛰어들어 실패했다가, 1997년 PC `바이오(VAIO)'로 재도전에 나서 확실한 성공을 거둔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이를 두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몇번이고 도전하는 `소니 정신(SONY spirit)'에 의해 언제나 부활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단기적인 결과와 실적을 요구하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일 소니가 신화 붕괴를 두려워해서 당장만 넘기려는 대응으로 시장에 영합했다면 지금의 소니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데이 회장은 "따라서 이번에도 소니는 오는 2006년이라는 앞을 내다보고 장기적 전망을 세웠음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소니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일본이 미국에 `재역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있지만, 가장 큰 점은 정치의 역동성을 회복하기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총선거에서 자민당 의석이 늘어나지 않고 도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약진한 것은 농업과 토목에 치우쳤던 공공투자의 배분문제에 일정한 민의가 반영될 결과라고 이데이 회장은 진단했다. 이데이 회장은 소니는 일본의 변화를 위한 선두에 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며 "10년후 소니가 지금과 전혀 다른 형태의 회사가 되어 있을지는 모르나, 늘 공격적인 자세를 잊지 않는 소니 정신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