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대통령의 생포로 당분간 하향안정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 원유시장을 억눌러 왔던 소위 '후세인 프리미엄'이 사라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주말(12일) 배럴당 33.04달러를 기록, 이라크전쟁 발발(지난 3월19일)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월물은 15일 뉴욕상품거래소 시간외 거래에서 1.3달러(3.9%) 급락했다. 국제유가의 이라크사태 민감도를 반영하는 수치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쟁 이후 유가에 '후세인 프리미엄'이 3달러 정도 붙어있는 것으로 분석해 왔다. 후세인 지휘를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저항군들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매장량 2위를 자랑하는 이라크의 원유생산 회복이 지연되고, 테러확산으로 중동지역 전체에 불안이 고조된데 따른 '웃돈'인 셈이다. 하지만 후세인 체포로 저항세력들이 구심점을 잃어 이라크내 송유관 사보타주(고의적 파괴행위)가 줄어들고,이에 따라 쿠르드족이 위치한 북부지역의 원유생산이 본격화될 경우 원유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분석이 강해지고 있다. 현재 이라크내 하루 원유생산은 1백80만배럴로 전망치보다 20여만배럴, 전쟁 이전보다는 1백만배럴 정도 적은 수준이다. 지정학적 불안 등이 겹쳐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달러가치가 상승세로 반전되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유가하락이 점쳐지는 또 다른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후세인 체포에도 불구, 유가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사태가 안정된다 해도 수급여건상 유가가 당분간 배럴당 29달러 아래로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유가급락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