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생포로 향후 국제유가 동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기습적인 감산결정과 이라크에서 잇따른 테러발생, 겨울철 에너지 소비 증가 등으로 작년에 비해 4-6달러나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던 국제유가 결정요인의 한 변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세를 점쳤다. ◆유가동향 = 이달 국제유가는 이라크 전쟁 발발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중동산 두바이유 평균가는 이라크 정정불안에 겨울철 에너지수급 불안이 더해지면서 27.69달러를 기록, 10월 27.28달러, 11월 27.64달러보다 상승했으며 북해산 브렌트유는 29.36달러로 30달러선에 바짝 다가서 있다. 미 서부텍사스중질유는 30.68달러로 10월 31.74달러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30-32달러의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주말의 경우 33.13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이는 지난 2월 두바이유 30.03달러, 브렌트유 32.62달러, WTI 35.76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나 작년 평균가인 23.81달러(두바이유), 26.09달러(WTI), 25.15달러(북해산브렌트유)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테러가 기승을 부리던 11월 19일 두바이유는 28.97달러, WTI는 33.20달러(11월18일)를 기록하기도 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생포소식이 원유 거래시장이 휴장하는 일요일에 전해진 탓에 국제유가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 전망 = 대다수 전문가들은 후세인 전 대통령의 생포가 국제유가 하락을 촉발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석유공사 해외조사팀 구자권 팀장은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국제유가에 후세인 프리미엄이 3달러정도 얹어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라크 석유시설파괴가 최근 조직적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는 트레이더들에게 심리적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팀장은 "두바이유의 경우 현재 27-28달러대의 유가는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이번주부터 선물시장을 중심으로 트레이더들이 매도 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연구원 동향본석실의 민성환 전문연구위원도 "후세인의 생포가 직접적으로 유가 변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지만 이라크 원유생산 정상화 노력 가속, 테러약화 등에 기여, 국제유가를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산업자원부 염명천 과장은 "이라크 사태는 몇달전에 게임이 끝난 것이어서 후세인의 생포와 국제유가의 상관관계는 없다"며 "이와 무관하게 국제유가는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아있는 변수 = 후세인의 생포가 국제유가에 긍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후세인 전대통령의 체포가 이슬람내 반미세력의 규합을 이끌어 또다른 테러를 양산할 수 있어 오히려 국제유가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또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국제유가가 하락할 경우 기득권 유지를 위해 OPEC이 내년 초 또 한차례 감산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