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상각 등으로 잠시 주춤했던 은행들의 신용카드 부문 연체율이 지난달 대부분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대손충당금 부담이 늘어나 올해 은행 순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의 지난 11월 말 카드부문 연체율(1개월 이상 기준)은 6.91%로 전달의 6.63%에 비해 0.28%포인트 높아졌다. 조흥은행의 카드 연체율은 8월 말 11.06%, 9월 말 8.27% 등으로 내려가다 지난달 상승세로 반전됐다. 한미은행의 카드 연체율은 10월 말 8.93%에서 11월 말 9.25%로 0.32%포인트 올라갔고, 제일은행의 연체율은 10월 말 9.88%에서 11월 말 11.05%로 1.17%포인트 상승했다. 농협의 경우도 11월 말 6.86%로, 전달보다 0.71%포인트 올라갔다. 대구 부산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들의 11월 말 카드연체율도 대부분 상승세로 반전됐다. 시중은행 중에선 하나은행만 10월 말 5.31%에서 11월 말 4.33%로 0.98%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대해 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들이 지난달 초부터 카드 사용한도를 일제히 줄이기 시작한데다 월말께 LG카드 사태가 터지면서 돌려막기 고객들에 의해 연체율이 급상승했다"면서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카드 연체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용카드부문의 연체가 올해 은행실적 악화의 '주범'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흥은행은 지난 3분기까지 카드부문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총 1조1천5백36억원 쌓아 이 부문에서만 누적적자가 6천9백억원에 달했다. 3분기 누적순손실(7천5백84억원)의 91%가 신용카드 부문에서 발생한 것이다. 3분기 누적순손실이 3백32억원에 달한 제일은행의 경우 신용카드 부문에서만 3백98억원의 손실이 나 전체 순익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