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금융 중심지)의 간판급 수석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기가 호전되더라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섣불리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달러화 가치가 유로화에 대해 하락세를 지속, 내년에는 유로당 1.30달러까지 떨어지는 반면 엔화에 대해서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인 달러당 1백8엔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더들리, HSB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안 모리스는 4일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세계경제전망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 이같이 예상했다. 토론 내요을 주제별로 정리한다. ◆ 경제회복과 금리인상 : 토론자들은 미국의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3%를 넘고 고용사정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안 모리스는 내년에는 매월 새로운 일자리가 10만개에서 15만개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설령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FRB가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FRB의 금리인상이 일반인의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티븐 로치는 단골 메뉴인 미국 경제 비판론을 반복했다. 그는 최근의 경기회복은 세금감면 및 주택담보대출 재조정(저금리로 전환)에 따른 소비증대에 힘입은 면이 크다고 전제하고 이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 환율 전망 : 대체로 달러 약세를 전망했다. 이안 모리스는 유럽 투자자들의 미국 자산 선호도가 많이 약해졌다며 유로화에 대해 1.3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 더들리도 비슷한 전망치를 내놓았다. 그는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1.26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엔화에 대해서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스티븐 로치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상태가 지속될 수 없으며 그것이 달러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 중국과의 환율 마찰 : 위안화 절상 전망은 엇갈렸다. 윌리엄 더들리는 중국이 바스켓 환율방식으로 제도를 바꾸면서 5∼10% 절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반면 이안 모리스는 2∼3년간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다가 30%까지 절상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