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전업 신용카드사들의 누적적자가 4조1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카드사들의 적자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비관적인 전망과 카드사들의 연체율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조만간 '바닥'을 벗어나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 누적적자 4조원 넘어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전업 신용카드사는 올 9월까지 4조1천4백49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폭은 올 1분기 9천5백19억원, 2분기 1조6천4백40억원, 3분기 1조5천4백90억원 등 큰 변동이 없었다. 매분기 지난해 전체 순이익(1조7백10억원)을 넘는 적자를 본 셈. 카드사별로도 비씨카드만 86억원의 흑자를 거뒀을 뿐 삼성(1조3백32억원), LG(1조1백68억원), 우리(8천8백98억원), 현대(6천1백2억원), 외환(4천1백6억원), 신한(1천64억원), 롯데(8백66억원) 등 나머지 7개사는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9월말 현재 전업 카드사들의 조정자기자본비율도 12.8%로 6월말과 동일했으며 롯데카드를 제외한 전 카드사가 경영지도 비율인 8%를 넘었다. ◆ 엇갈리는 지표들 =9월말 현재 전업카드사들의 연체율(관리자산 기준)은 11.2%로 6월말의 9.4%에 비해 1.8%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1개월 미만 신규 연체액은 1조1천5백84억원으로 3개월 전의 1조7천8백63억원보다 35.2%가 줄었다. 이와 함께 3분기에 2분기 대비 33.7% 증가한 대환대출 잔액도 10월부터는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LG카드의 경우, 10월말 현재 대환대출 규모가 5조9천억원으로 9월말의 6조4천억원에 비해 7.7% 감소했다. LG카드의 대환론 절대규모가 감소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삼성카드도 10월말 현재 대환대출 잔액이 4조9천억원으로 9월말에 비해 3천억원가량 줄었다. 현대카드는 10월 대환대출 증가규모가 2백억원으로 전달의 3백억원에 비해 1백억원가량 감소했고 우리카드도 10월 대환대출 증가액(4백억원)이 8,9월 평균 증가액(1천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그러나 LG카드의 10월말 대환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은 25.94%로 9월에 비해 6.2%포인트 상승했고 삼성카드도 10월말 대환대출 연체율(17.3%)이 전월 대비 2%포인트 올랐다. 우리카드도 10월말 대환대출 연체율이 9월에 비해 2%가량 상승,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약하지만 맥박 뛰는 카드채시장 =LG카드 사태로 꽁꽁 얼어붙은 카드채 시장도 미약하나마 작동되고 있다. LG카드가 부도 위기를 넘긴 지난달 25일 이후 1일까지 약 2천9백24억원가량의 카드채가 유통됐다. 일평균 거래량이 6백억원 정도로 LG카드 사태 전의 절반 정도지만 시장이 완전히 죽지는 않은 것. 삼성카드의 경우, 이 기간에 6.7%의 금리로 6백99억원의 카드채가 유통됐으며 7%대 금리로 신규 회사채를 2백억원 이상 발행했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카드사 실적의 선행지표인 연체율 증가세가 둔화돼 전체적인 추세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확률이 높다"면서 "그러나 연체율 감소가 손익에 반영되기까진 적잖은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