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정치자금 수사에 이어 검찰이 삼성에버랜드 CB(전환사채) 발행 관련자를 기소하는 등 `검풍'이 거세게 밀어닥치자 당혹감 속에서 대책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검찰이 삼성전기 이외의 비자금 단서를 확보했다며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을 비롯한 임직원을 줄줄히 소환할 계획인 상황에서 삼성에버랜드에 대해서도 손을 대기로 함에 따라 삼성으로서는 이중으로 검찰의 압력을 받는 위기상황에 빠지게 됐다. 삼성은 1일 검찰이 기소를 결정하자 `삼성에버랜드 CB 발행 관련 기소에 대한삼성의 입장'을 발표, "검찰의 기소결정을 납득하기 어렵고, 오히려 일부 시민단체나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기까지 한다"며 다소 거칠게 비난했다. 삼성은 이어 "검찰이 3년 이상 수사를 벌였으면서도 이 사건에 대해 분리기소를하는 것은 형평에 반하는 가혹한 결정이라 생각한다"며 반발 수위를 높였다. 삼성 관계자들은 특히 검찰이 분리기소를 통해 혐의가 드러나면 이건희 회장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에 대해서도 수사, 기소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자 "검찰이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격한 반감을 드러냈다. 삼성의 이같은 반응은 삼성에버랜드를 둘러싼 그동안의 조사와 논란으로 관련자들은 물론 그룹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받았을 뿐 아니라 검찰이 앞으로도 이 회장이나 이 상무의 발목을 계속 잡겠다는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더욱이 삼성에버랜드 CB관련 수사가 확대될 경우 후계체제에 흠집이 생기거나후계체제 구축에 일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삼성으로서는 사력을다해 후폭풍을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이재용 상무는 삼성에버랜드 CB 발행 뿐 아니라 삼성SDS 사모전환사채(BW) 인수,에스원 등 비상장 주식의 상장전 취득 등으로 참연연대 등 시민단체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만일 삼성에버랜드 CB발행건으로 이 상무가 소환되고 처벌을 받게 되면 이런 유사한 사안들의 처리방향도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 상무에 대한 공격의 강도도 높아질 것으로 삼성은 우려하고 있다. 삼성은 이에따라 삼성에버랜드CB 발행 당시의 법조항과 CB발행 관행 등에 대해철저히 조사, 법정공방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에버랜드건은 오래전부터 논란이 됐던 사안이고 그동안 충분히 법리검토와 자료조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은 자신한다"면서 "다만 정서적으로 국민들이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것은 법적 공방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헌법재판소가 삼성SDS BW 발행과 관련,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정당하다고 판정한 사례가 있다"면서 "이번 건도 본질자체는 유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에버랜드CB발행에 대해 검찰이 기소결정을 내림에 따라 재계 관계자들은 LG석유화학 주식 편법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LG그룹 대주주, SK주식과 워커힐 주식을 맞교환했다 원상복구한 최태원 SK회장, 두산 BW를 발행했다 매각한 두산 대주주들에게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