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유코스'와 제5위인`시브네프티' 간 합병 계획이 28일 사실상 무산됐다. 시브네프티가 이날 성명에서 "유코스와 시브네프티 양사 주주들 간 합의로 합병계획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유코스 대변인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세계 4대 석유 메이저로 발돋움하기 위한 유코스와 시브네프티 간 합병 계획은이에 따라 출범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두 회사는 합병 계획이 잠시 중단되는 것인지 아니면 영원히 폐기되는 것인지정확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양사 합병 중단 발표는 특히 유코스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대표적 유코스 자회사 `유코스-모스크바'에 대한 수사에 나선 지 이틀만에 이뤄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앞서 27일 "유코스 자회사 유코스-모스크바 사무실에 대한 압수 수색을지난 26일 실시, 회사 운영 관련 서류들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회사 관계자를 추가로 체포하지 않았으나, 유코스에 대한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돼 유코스를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이잔뜩 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사 합병 계획이 갑자기 취소된 배경에는 ▲거대 석유회사 출현을우려한 정부 압력과 ▲당국의 보복을 두려워한 시브네프티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한것으로 보고 있다. 유코스 대변인도 이날 "합병 계획 취소는 시브네프티의 일방적 결정으로 이뤄졌다"고 말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시브네프티가 합병 후 유코스의 어려움을 이용해 경영권을장악할 것을 우려한 유코스 경영진의 결정으로 무산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있다. 양사 합병 계획 중단 소식이 발표되자 유코스와 시브네프티 주가는 각각 10%와6% 폭락하고, 다른 회사들의 주가도 일제히 내리막세로 돌아서는 등 경제 악영향이확산되고 있다. 유코스와 시브네프티는 지난 4월 330억달러 규모의 합병 계획을 발표한 이후 차분히 통합 절차를 밟아 왔으며, 이날 합병 절차를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