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가 만기가 돌아온 교보생명 매출채권 3천25억원을 정상 결제한 것과 관련, 채권은행단이 추가 신규 지원 여부를 놓고논란이 일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28일 채권단 공동 명의로 LG카드에 `주의'를 촉구했지만 일부 은행이 만기 연장 합의 원칙이 무너졌다며 추가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8개 채권은행간 공조에 균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오전 8개 은행 채권은행 공동 명의로 LG카드에 채권단의 지원금이 제2금융권의 채무 상환에 사용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고제2금융권의 만기 연장 동참을 강력히 촉구했다. 우리은행은 또 교보생명에 대해 전날 상환한 3천25억원의 성격이 만기 연장인지, 아니면 결제 대상인 지를 검토해 만기 연장 대상이면 신규 지원 금액 2조원에서3천25억원을 뺀 나머지 금액만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LG카드는 개인 보유 채권이나 기관 보유 매출채권은 상환하되 기관이보유한 카드채와 기업어음(CP)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밝히고 "제2금융권의 채무 상환에 쓰이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 감독 당국도 교보생명에 결제한 매출채권 이외에 카드채나 CP 등 단순 융통채권은 만기 연장 대상이며 제2금융권이 만기 연장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채권은행은 당장의 추가 자금 지원을 보류하고 실사와 공동 관리단파견을 통해 자금 운용 실태와 담보 가치를 정확히 파악한 이후에야 나머지 자금을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신규 자금으로 지원하기로 한 2조원 가운데 지난 24일 4천624억원, 26일 3천720억원 등 모두 8천344억원만을 지급한 상태다. 특히 일부 은행은 LG카드의 교보생명 채권 결제로 제2금융권의 만기 연장 협조가 어려워졌다며 자금 지원을 재검토하겠다는 의사까지 내비치고 있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이미 담보 평가를 위한 실사가 진행 중이고 공동 관리단이 다음달 1일 파견될 예정인 만큼 실사 결과가 나오고 자금 흐름과 운용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후 자금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LG카드가 교보에 갚은 자금과 유사한 자산직매각 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방식으로 은행이나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4조원에 이른다"고 지적하고 "내년 또는 내후년까지 만기가 돌아올 경우 교보의 사례가 잘못된선례를 남겨 유사한 일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LG카드는 다음주 중으로 제2금융권 채권들이 속속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어서 그때까지 LG카드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둘러싼 은행간 입장 차이가 조율될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