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금리가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지난달 2일 연 3.98%로 바닥을 찍은 후 오르기 시작해 지난 24일에는 연 4.71%를 기록했다. '실질금리 빙하기'를 지나 '금리 해동기'에 접어든 것이다. 금리 해동기에는 재테크 전략도 새롭게 짜야 한다. 금리 인상은 대출 고객이냐, 예금 고객이냐에 따라 상당한 '이자수익(비용) 차이'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금리 환경이 바뀌는 요즘 금융권에서 '돈 냄새를 가장 잘 맡는다'는 재테크 팀장들은 어떤 재테크 전략을 제시할까. 이를 알기 위해 한경은 은행 재테크 팀장(또는 PB팀장) 9명을 상대로 '금리 바닥 탈출기의 재테크 전략'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설문 결과 재테크 팀장들은 금리 상승기의 유망 상품으로 회전식 정기예금과 주가지수연동상품을 꼽았다. 또 부동산 값은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답했다. ◆ 금리 인상기의 유망 상품 =재테크 팀장들은 내년 상반기 말까지 금리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호조와 미국의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소폭의 콜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는게 황창규 팀장(하나은행)의 설명이다. 금리 상승기의 유망 상품으로는 △회전식 정기예금 △절세형 1년 만기 정기예금 △주가지수연동 상품 등을 꼽았다. 회전식 정기예금이란 약정 만기가 1∼3년이지만 1개월ㆍ3개월ㆍ6개월마다 변경된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 중도 해지를 해도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재테크 팀장들은 연말까지 가입할 만한 금융상품으로는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장기저축성보험을 추천했다. 서춘수 팀장(조흥은행)은 "연말까지 장기주택마련저축에 가입한 후 3백만원을 넣으면 내년 초에 12만∼47만원의 세금을 돌려 받는다(소득공제 혜택)"며 "내년부터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지는 만큼 올해 안에 가입하는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 대출갈아타기는 신중하게 ='CD(양도성 예금증서) 금리에 연동해 대출금리가 변하는 '변동형 대출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이 향후 금리 상승에 대비, '고정형 대출'로 갈아탈 필요가 있냐'는 질문에 재테크 팀장 9명중 8명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한상언 팀장(신한은행)은 "변동형 대출을 상환한 후 고정형 신규대출을 받으면 각종 수수료(대출금의 1∼2%)를 새로 물어야 한다"며 "비용을 따져봤을 때 아직 대출 갈아타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 부동산 하락, 주식 강세 =재테크 팀장들은 "부동산 값이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공통된 답변을 내놨다. 단 김인응 팀장(우리은행)은 "칠레협정의 후속조치로 농지거래 제한이 폐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농지와 택지개발지구의 땅값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내집 마련 시기와 관련,재테크 팀장 9명 가운데 6명은 '내년 초가 적기'라고 답했다. 황창규 팀장은 "실수요자라면 아파트값 거품이 어느 정도 제거되고 겨울 비수기까지 겹친 내년 초가 내집 마련 기회"라며 "하지만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내년 상반기 말까지 종합주가지수는 850 이상 오를 것"이라는 답변이 응답의 절반을 넘었다. ◆ 1억원으로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재테크 팀장들은 공통적으로 주가지수연동 상품에 일정액을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재테크 팀장들은 상승형보다는 주가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때 가장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양방향 주가지수연동 상품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세금우대 회전식 정기예금 △맞춤형 특정금전신탁 △주식형 펀드 등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만한 상품으로 추천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