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경영권을 놓고 현정은 회장측과 정상영 금강고려화학(KCC) 명예회장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 사이에서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이후 그동안 `시삼촌이 조카며느리 회사를 빼앗았다'며 정 명예회장의 도덕성을 문제삼고 KCC측의 `대북사업 재고' 의사도 비난하는 등 주로 현 회장을 응원해왔다. 하지만 최근 정 명예회장이 "현 회장은 며느리로 끝까지 돌보겠다"고 밝히고 대북사업 지속 의지를 보이는 등 명분쌓기에 적극 나서면서 그를 지지하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 회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정몽헌 회장 사후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정몽헌회장을 추모하는 사람들(정추모)'을 비롯해 `김윤규를 사랑하는 모임(김사모)', `현정은짱' 등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아이디 `방울이'는 24일 `현정은짱' 게시판에 "조카의 죽음을 기다렸다는 듯이 현대그룹을 통째로 삼키려는 삼촌의 모습이 불쌍하다"며 정 명예회장을 비난했다. 이들 사이트에는 `국민과 네티즌이 뒤에 있으니 힘내세요'라며 현 회장에 대한 격려의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정추모' 회원들은 최근 현 회장 격려 메시지를 액자로 제작, 현대아산측에 전달했으며 지난 23일부터는 `현대그룹과 남북경제협력 발전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현 회장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어 아이디 `안티맨'은 `현정은짱' 게시판에 "현 회장은 비즈니스 마인드가 없어 현대그룹을 살리기 위해서는 경영 경험이 많은 KCC가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반대모임(증자반대)'과 `현대회생특별대책위원회' 등 KCC를 지지하는 사이트들도 개설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소액주주들의 모임인 `증자반대'의 아이디 `공개매수' 회원은 "유상증자 계획으로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소액주주들이 단결해 정 명예회장에게 힘을 실어주자"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