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032710] 신규자금 지원 조건으로제시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개인입보 문제를 놓고 채권은행단과 LG그룹이 정면으로 대치, LG카드 사태가 자칫 파국으로 치달아 `제2의 카드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채권단과 LG그룹은 22일에 이어 23일에도 주말을 이용한 막판 협상에서 일부 진전을 거뒀으나 구 회장이 지주회사 ㈜LG 지분 5.46%(21일 종가 기준 1천327억원)의담보 제공과 함께 개인 자격으로 연대보증을 서는 방안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 의견접근에 실패했다. 양측은 구 회장 개인 입보 문제외에 ▲오너 일가인 특수관계인 94명의 지분 추가 담보 제공 ▲증자대금 7천억원 연내 예치 부분은 신규 자금 지원 조건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LG그룹은 구 회장의 개인입보는 사실상 그룹 경영권을 담보로 맡기는 것으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완강한 거부입장을 밝히고 있다. LG그룹은 이에 따라 23일 중 구 회장의 개인 보증이 들어간 수정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고위관계자는 "LG그룹을 총괄하는 지주회사 회장이 보유중인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도 모자라 개인자격의 보증을 설 경우 만약의 경우 경영권 자체가심각하게 위협받게 된다"며 "기존 확약서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채권단은 신규자금 2조원 지원 조건으로 구 회장의 지주회사 지분과함께 개인입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보완한 수정 확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채권단은 LG그룹이 수정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신규자금 지원은 물론 만기연장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개인 입보는 그룹 오너가 LG카드 정상화 의지를 더 분명히 하는 차원의 상징적 조치로 과거 대우 김우중 회장이나 SK 최태원 회장 등도 여러 차례 보증을 선 사례가 있다"며 "LG측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원칙대로 처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8개 채권은행은 LG측이 24일 오전까지 수정확약서를 내지 않을 경우 기존 확약서에 대해 은행별로 여신협의회 등을 통한 내부 검토를 거쳐 신규 자금 지원 동의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상당수 채권은행들이 구 회장의 개인입보를 강력히 요구해왔던 터라 신규 자금 지원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LG측이 제출한 확약서에는 구 회장의 ㈜LG 지분 5.46% 담보외에 10조4천억원 규모의 LG카드 매출채권, LG그룹 대주주가 보유한 LG카드 지분 16%와 LG증권 지분 4%(시가 2천200억원 상당)를 담보로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양측의 입장이 정면 대립하면서 24일 오전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LG카드가 또다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면서 부도처리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LG카드는 유동성 고갈이 심화되면서 주말에 현금 서비스가 또다시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져 고객들이 커다란 불편을 겪었다. LG카드는 은행 예치 잔고 부족으로 지난 21일 3시간 반 동안 현금 서비스가 중단된 데 이어 22일 오전부터 우리은행.농협.전북은행 등 대다수 은행에서 현금 서비스가 중단되고 있다. 금융 감독 당국 관계자는 "다소 불편은 있겠지만 현금 서비스 수요가 많지 않은주말이어서 심각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양측 모두 LG카드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경우의 파급 효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 발씩 물러서서 극적인 타협점을 마련하면 24일부터 큰 이상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노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