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계가 신용카드회사 부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검찰의 정치 자금 조사로 인한 기업 이미지 실추 등을 이유로 '코리아 프리미엄'을 요구,한국 기업들의 해외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세계 곳곳에서 무차별적 테러가 발생하면서 국제금융 시장마저 요동치고 있어 기업들은 해외 기업 설명회(IR)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앨라배마공장 투자재원의 일부를 조달하기 위해 12월초 4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을 발행키로 하고 로드쇼까지 마쳤으나 기관투자가들이 추가 금리를 요구해 발행을 연기했다. 현대차는 당초 해외채권을 7년만기 미연방재무성증권금리+2.35%인 5.8%에 발행하려 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최근 잇따른 국내외 악재를 이유로 금리를 0.3∼0.5%포인트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여 발행 자체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장 자금이 급한 상황도 아니어서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LG전자도 지난 19일부터 미국 뉴욕과 보스턴에서 IR를 열고 있으나 LG카드의 유동성 위기와 비자금 수사에 대한 투자가들의 우려가 쏟아지자 당황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카드는 지주회사인 ㈜LG와 관련된 것으로 LG전자와는 직접 연관이 없는 데도 외국투자가들이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어 곤혹스럽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도 현재 상하이 뉴욕에서 정례IR를 진행 중이나 애널리스트들이 "삼성카드는 괜찮느냐"는 질문을 거듭하고 있어 당황하고 있다. 윤희성 수출입은행 국제금리 담당 부부장은 "해외시장에서 국공채와 같은 평가를 받는 산업은행채 가산금리가 최근 이틀새 8bp 올랐다"며 "안정적이던 외평채 가산금리가 최근 10bp 오른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발행한 회사채(코퍼레이트 본드) 가산금리도 급등 추세라고 덧붙였다. 그는 금리 상승이 "카드사 유동성 문제로 한국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데다 정치자금 수사로 한국기업들의 분식회계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홍열·이심기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