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8일 중국산 3개 섬유 품목의 수입증가율을 전년동기대비 7.5%로 제한하는 수입쿼터를 부과키로 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산 대두 구매사절단을 파견하려던 당초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정면 대결로 치닫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달러화가 급락세를 보이는등 세계 경제가 출렁거리고 있다. ◆대중(對中)무역공세,위안화 절상압력에서 품목별 공세로=미국 정부가 2001년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가입 이후 처음으로 수입쿼터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품목은 브래지어 이브닝가운 니트섬유 등 3개. 지난해 총 수입이 4억2천만달러로 전체 중국 섬유의복 수출(90억달러)의 4.67%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긴급 '쿼터부과'의 상징성은 작지 않다. 위안화 절상에 사실상 실패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공세를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 쿼터부과를 주도한 그랜트 알도나스 상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노동자들과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상무부 내에서는 2005년 1월부터 실시할 예정인 드레스 T셔츠 언더웨어 진 등 중국의 주요 수출품목에 대해 쿼터부과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중국의 타격은 지금과 비교 조차 되지 않을 것"(카스 존슨 미국 직물생산자협회 애널리스트)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중국산 가구에 대한 반덤핑 관세부과도 적극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반발기류 확산=중국은 정면으로 맞설 태세다. 미국의 발표직후 랴오샤오치(廖曉淇) 상무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구매사절단의 방미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이 구매사절단은 다음달 초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대미 무역흑자를 해소하겠다는 차원에서 준비된 대규모 구매사절단의 일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아시아담당 선임연구원인 스티븐 더나웨이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쿼터부과는 현재의 국제 경제 환경에 큰 위험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의 즉각적이고 강력한 보복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갭,JC페니 등 의류 소매업체들은 상무부 결정이 소비자 가격인상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고 주장한다. 전국소매연합회의 에릭 오터 고문변호사는 "상무부의 결정은 정치적 고려"라며 "미국의 일자리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가격급등으로 미국 내 소비자 부담만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보호주의'강화가 미국 경제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달러화가 급락세를 보였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당 1.1749달러에서 1.1951달러로 지난 5월27일 이후 약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