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중국에 대한 소재.부품 수출이 60%가까이 폭증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활황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한 원.부자재의 수출 급증은 중국의 고도성장에 편승한 것이지만 상당 부분은 고비용 구조를 피해 중국으로 공장을 옮긴 국내 기업들이 부품을 우리나라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9일 한국은행이 '최근 수출동향의 주요 특징'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소재.부품 수출은 1∼9월중 57%나 급증해 같은 기간 여타 품목의 중국에 대한 수출이 37%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폭이 컸다. 특히 품목별 수출증가율은 무선통신기기부품이 165%로 가장 높았고 반도체(150%), 컴퓨터부품(84%), 철강(83%), 석유화학중간원료(57%) 등도 증가폭이 가파랐다. 이 기간 소재.부품의 대 중국 수출액은 149억9천만달러로 작년 연간 수준(138억3천만달러)을 10억달러 이상 상회했다. 한은은 이같은 중국에 대한 소재.부품 수출 급증의 원인으로 우선 수출 및 고정투자가 이 기간 32.3%와 31.4% 늘어나면서 9%대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의 경기 활황을 꼽았다. 또 "국내 기업의 공장 이전으로 우리나라의 대 중국 직접 투자가 작년부터 크게 늘어남에 따라 중국 현지법인의 국내 원.부자재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중국 현지법인은 원.부자재의 38.5%를 국내에서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1990년대 중반 이후 크게 증가한 외국기업의 중국 현지 공장들이 최근 소재.부품의 공급이 달리자 가까운 우리나라로부터 수입을 늘리는 것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미국의 세계적 컴퓨터 회사인 델컴퓨터와 휴렛팩커드, IBM 등의 중국 현지생산이 확대됨에따라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및 컴퓨터부품의 수출은 급증한 반면 1∼9월중 미국에 대한 이들 품목의 수출은 각각 13%와 29%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 중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생산기지로 변하면서 지금은 급한대로 원.부자재를 우리나라에서 수입해 쓰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추격 속도가 빠른데다 기업들의 현지 적응력이 높아질 경우 계속 한국에서 소재.부품을 가져다 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8월까지 0.7% 증가에 그쳤던 미국에 대한 수출이 9월 10.7%로 두자리 수 증가율을 회복한데 이어 10월에도 11.5%가 는 것도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들어 10월까지의 총 수출액은 1천561억4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1% 증가했고, 9∼10월중 일 평균 수출액은 2000년 9월의 7억달러 이후 36개월만에 처음으로 7억달러를 상회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작년 1.4분기 5억2천만달러, 2.4분기 5억7천만달러, 3.4분기 5억9천만달러, 4.4분기 6억3천만달러, 올 1.4분기 6억2천만달러, 2.4분기 6억5천만달러, 3.4분기 6억8천만달러, 지난 9월과 10월 7억8천만달러 등으로 증가추세를 지속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