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내정보국(MI5)은 지난 2001년 영국의 주요 동맹국이 개설한 런던 주재 대사관 내부에 도청장치 설치를 시도했다고 선데이 타임스가 2일 폭로했다. 이 신문은 1면 기사에서 공직자비밀엄수법(OSA)에 따라 도청장치 설치가 시도됐던 국가를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은 채 "대(對) 테러전쟁에 있어 영국의 동맹국들가운데 하나"라고 표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노테이션'이라는 암호명을 가진 전직 MI5 요원이 대사관측에도청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선데이 타임스는 "2001년 9월부터 4개월간 MI5는 동맹국 대사관에 잠입해 대사관직원들이 비밀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사용하는 암호를 훔친 후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서류를 제거할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MI5는 당시 대사관 수리작업 계약을 맺고 있던 전직 요원에게 대사관에 대한 "거의 무제한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해주는 조건으로 "수만파운드"를 현금으로 제공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 계약자(전직 MI5요원)는 이 작전이 실패해 자신이 위험할 수 있다는점이 우려된다며 결국 이 일을 실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MI5를 관할하는 영국 내무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런던 AFP=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