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동북아의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규제개혁, 노동시장의 유연성, 도시브랜드 개발 등 노력해야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의 산업경제정책 등 시정에 대한 자문과 지원을 받기 위해 세계적인 기업의CEO(최고경영자), 학자 등 경제계 리더로 구성된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은 31일신라호텔에서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한 요건'이라는 주제로 2003년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서 프랭크 잡 전 미국 증권업협회회장(현 AIG 그룹 임원협의회 의장)은 `세계적인 금융서비스센터 육성 방안'이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획기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국인 투자에 반감을 갖는문화적 정서가 잔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는 아직도 재벌의 영향력, 정부의 금융 보호정책, 폐쇄적인 노동시장 등 기업활동을 제한하는 관행이 존재한다"며 "한국이 아시아 금융이후 급속하게개방화의 길을 달려왔으며 서울에 금융센터를 설립하는데 필요한 제반 요소들을 충족시키는 다양한 조치를 취해온 것 처럼 남은 과제들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타쿠미 시바타 노무라 증권 수석 부사장은 "서울이 금융서비스센터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동일 시간대에 있는 다른 강력한 도전자들인 홍콩, 싱가포르, 시드니,도쿄 등과 경쟁해야된다"며 "한국은 세계적인 금융, 법률, 회계 전문가들이 취업비자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기관투자가들의 다변화를 촉진함으로써 서울이 금융시장으로서 갖는 매력을 증대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존 스투진스키 HSBC 그룹 투자뱅킹 최고경영자 겸 공동대표는 "서울은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지난 몇년간 급속하게 성장한 튼튼한 국내 경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IT기반시설도 훌륭하고 인력의 교육수준도 매우 높다"며 "그러나 한국의 법적 제도적 시스템과 노동시장이 폐쇄적인 점은 부정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이 도시브랜드를 개발함으로써 서울이 보유하고 있는 장점 및 다른경쟁자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국제금융계의 관심을 사로잡아야한다"고 조언했다. 오갑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한국은 유리한 지리적 위치, 세계적인 기술기반,높은 교육수준과 전문인력 등 장점을 더욱 강화하고 규제완화, 경쟁방지 규정의 철폐, 국제 자본시장과의 통합, 국내외 자본의 수요 및 공급 확대 등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금융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