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운임을 미끼로 화물운송을 따낸 뒤 화물을 제3국으로 빼돌려 처분하고 달아나는 국제무역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상업회의소(ICC) 상업범죄서비스센터 P.K.무쿤단 소장은 29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국제무역관련 운송ㆍ해양사기 예방'이란주제의 세미나에서 최근 잇따르고 있는 화물사기 사례를 발표하면서 ICC 산하 국제해상국(IMB)의 조언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무쿤단 소장에 따르면 화물사기는 레바논 범죄 조직이 개입돼 있으며 지중해 및 아프리카 연안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저가 운송비를 제시해 화물을 확보한 뒤 운송도중 선박의 이름을 바꿔 원래 목적지 항로에서 이탈해 화물을 제3국으로 빼돌려 헐값에 처분하는 방식이 주로 동원되고 있다. 작년 9월에는 온두라스 등록 화물선이 철강을 싣고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나이지리아 라고스로 향하다 항로를 이탈해 시리아에서 화물을 팔아넘겼으며 11월에 다시 통고 국기를 달고 리비아에서 모로코로 폴리에틸렌 위탁화물을 운반하다 시리아 라타키아로 화물을 빼돌려 처분하고 잠적했다. 또 작년 12월에는 북한국기를 단 화물선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시멘트를 싣고 기니 코나크리로 향하다 항로를 이탈, 감비아 반줄에서 화물을 처분하려다 현지 중개상의 신고로 적발되기도 했다. 무쿤단 소장은 "이런 종류의 화물사기는 1980년대에 횡행하다 사라졌으나 최근 다시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면서 지중해 및 아프리카 동.서 연안의 선박과 계약을 맺기전에 IMB에 문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