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구매사절단이 곧 SKC와 10억달러 규모의 리튬폴리머전지 구매계약을 체결키로 하는 등 한국산 방위산업 제품의 미 군수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군수물자 조달을 위해 내한한 미 국방부 구매사절단의 로키 라이너 해외전략무기조사팀장은 27일 SKC 천안공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KC가 제작한 배터리 팩에 대한 60일간의 테스트를 거친 뒤 본계약을 체결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 구매사절단은 다음달 6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삼성테크윈 LG이노텍 ㈜한화 로템 풍산 한국우주항공 등 주요 방위산업체를 잇달아 방문할 계획이어서 최근 한국 정부의 이라크 추가 파병결정과 맞물려 주목된다. 라이너 팀장은 방한 목적을 "SKC 등을 미군 공식 납품업체로 선정하기에 앞서 공장의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다른 업체들과의 계약도 성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SKC 2차 전지 계약건과 관련, "미군이 이라크에서 사용하고 있는 미사일에 장착된 전지가 고열과 압력을 견디지 못해 오작동하는 경우가 잦아 전지 교체를 서두르고 있다"며 "특수 코팅기술이 적용된 SKC 제품은 고온 고압에 견딜 수 있어 소니 등 일본업체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SKC 관계자는 "방위산업의 특성상 한 번 납품업체로 선정되면 장기간 공급이 가능하다"며 "미국의 군수용 2차전지 시장 규모가 연간 10억달러 정도이므로 국방부와 공급계약을 맺으면 장기적으로 이 정도 물량의 납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C는 지난해 6월 자체 개발한 리튬폴리머전지가 미 국방부의 제품승인을 획득한 후 미 국방부로부터 1백10만달러의 기술개발비를 지원받아 '차세대 고분자 전지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모두 6개의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미 국방부로부터 30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한 전지를 개발 중이다. 구매사절단을 초청한 KOTRA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테스트를 통과할 경우 연간 1천4백억달러를 상회하는 미 방위산업시장 진출에 호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안=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