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PC방에 이어 보드게임방 체인점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보드게임이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잡아 가면서 국내에도 보드게임 산업이 태동하고 있다. 보드게임은 주로 카드나 주사위, 말과 보드(말판) 등을 이용해 즐기는 놀이다. 크게 봐서는 장기나 바둑, 체스 등 전통적 놀이들도 보드게임에 넣을 수 있다. 전형적인 의미에서 보드게임의 대표작은 미국에서 나온 `모노폴리'다. 이는 부동산을 사놓고 거기에 건물을 지어 가치를 높인 뒤, 해당 부동산의 칸에 들어온 상대방에게 통행료를 받는 방법 등으로 부를 축적해가는 놀이다. 모노폴리는 블루마불을 비롯한 다양한 변종을 낳았다. 이밖에 동화나 영화 등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만든 무수한 제품들이 나와 있다. 또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등 온라인용으로 나온 게임들도 보드게임용으로 나와있다 국내에선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 까지 컴퓨터와 인터넷 게임에 몰입하고 관련 산업도 발달해 있지만 가족 중심의 건전한 놀이문화와 놀이식 아동 교육이 발달한 독일 등 유럽에선 아직 보드게임이 더 성행하고 있다. 때문에 세계 보드게임 시장도 유럽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세계최대 시장이자, 가장 많은 신제품과 인기상품을 생산해내는 최대의 국제시장 점유국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폐쇄적인 온라인 게임에 열광하던 젊은이들이 오프라인의 보드게임 카페에 몰리고 있다. 보드게임은 최소 2명 이상이 실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며 노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현상은 일단 바람직한 면이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국내 보드게임 산업은 아직 외국의 게임을 직수입해서 판매하거나 이 제품을 이용해 보드게임방을 운영하는 단계에 있으며 업체들도 영세한 실정이다. 일부 업체가 자체적인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그것도 대부분 외국에서 이미성공한 제품을 변형한 것들이다. 굴지의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 등이 이미 시장에서 인기를 모은 온라인 게임을 보드게임으로 내놓는 작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제품 가운데 유일한 `토종' 보드게임은 다고이의 `삼국이야기' 뿐이며 극소수 업체가 제품을 개발 중이다. `삼국이야기'는 계백, 연개소문 등이 황산벌이나 한성 등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는 내용으로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서 근무하다작년 여름 그만 두고 나와 다고이를 차린 이광희 사장의 첫 작품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3일 부터 열린 독일 에센 국제게임박람회에 참석한 국내 15개 업체 관계자들의 목적도 수입할 만한 외국제품을 물색하는 것일 수 밖에 없었다. 다고이 등 극소수 업체 관계자들이 국제시장 동향과 `토종제품'의 판매 가능성을 살피기도 했으나 자체 제품을 선보이지는 못한 실정이다. 박스커뮤니케이션이 에센 박람회에 자체 전시대를 설치해 내놓은 '윷놀이'는 우리 고유의 문화 콘텐츠를 이용한 보드게임이 세계시장에서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것이자 '토종' 제품을 개발하려는 다른 업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온라인 게임에서 나름의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이 국내외 보드게임시장에도 진출하는데 일정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