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유라시아횡단철도사업에서 한국이 소외될 위기에 놓였다. 24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아시아횡단철도 북부노선 컨테이너 시범운송사업' 추진기구인 UN 산하 아·태경제사회이사회(ESCAP)는 최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한국 러시아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등과 관련국회의를 열고 한반도 관통노선을 제외한 4개 노선에 대해서만 내달부터 시험운행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그동안 '한반도 관통노선을 포함한 5개 노선의 동시 시험운행'을 주장해왔다. 건교부 관계자는 "북한의 비협조로 남북철도가 언제 연결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다른 노선에 대한 시험운행까지 계속 미룰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험운행을 계기로 중국 및 러시아의 유라시아횡단 철도사업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인 반면 한국은 부산 광양항 등의 해양운송망과 내륙철도의 연계를 통해 동북아 물류중심(허브)이 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은 동북아~유럽간 해양운송 물량을 대륙철도로 끌어들이기 위해 톈진(중국),보스토치니(러시아) 등을 거점으로 본격적인 대륙횡단 철도서비스를 전개하면서 해상운송과의 연계를 위해 연안항만의 확충 작업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 관계자는 "한반도 북쪽 끝과 맞닿은 중국 단둥 및 도문에서 만주와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노선에 대한 시험운행은 다른 4개 노선과 동시에 한다"며 "남북간 철도만 연결되면 우리도 곧바로 시험운행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연안 항만 및 대륙 철도 확충이 급속히 진행된 뒤에는 설사 남북한 철도가 연계되더라도 한국이 '동북아 물류 허브'주도권을 갖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ESCAP는 다음달 8일부터 내년 6월까지 △중국 톈진∼몽골 울란바토르 △중국 롄윈항∼카자흐스탄 알마티 △러시아 보스토치니∼독일 베를린 △벨로루시 브레스트∼몽골 울란바토르 등 4개 노선에 대한 시험운행에 들어간다. 이사회측은 각 노선별로 동북아의 화물을 유럽으로 싣고 가는 데 드는 비용,거리,시간,안전성 점검 및 평가를 거쳐 화물 통관 및 검역 등에 대한 국제표준도 마련키로 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