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와 뒷간은 멀수록 좋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반대로 화장실도 처가집도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은 세상이 됐다. 주거생활의 고급화 추세와 함께 화장실 설비도 혁신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바로 비데. 따라서 '화장실 장악'을 둘러싼 비데 관련 업체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시류에서 지난해 9월 설립된 '새내기 업체'가 창업 1년만에 비데 선진국 일본 시장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지며 성공적으로 안착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초점이 되는 업체는 (주)엔씨엠(대표 김용두). 이 회사는 지난달 초 자체 개발한 비데 '블루밍' 500대를 일본의 3대 비데 브랜드인 '자니스'에 첫 선적하며 일본시장을 노크했다. 고급 비데로서 필요한 기능을 고루 갖춘 블루밍은 세계최초로 전자동 광센서를 장착, 화장실 전등을 끄면 자동으로 슈퍼절전 모드로 변환돼 전기료를 대폭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엔씨엠의 김용두 대표는 자니스의 합격점을 받기까지 6개월간 가슴을 졸였다. 전자부문의 품질 및 안전기술 검증이 워낙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인지라 단단히 각오는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상대'였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한양대 공대를 나온 김 대표는 지난 1974년 삼성전자에 입사, 17년간 가전사업부에서 전기밥솥,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생활가전제품 개발을 진두 지휘했던 엔지니어 출신의 CEO(최고경영자)다. 김 대표가 처음 비데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 80년대 중반. 일본에서 한창 비데 보급이 급물살을 타던 시기였다. 김 대표는 "경제발전 수준과 식습관, 비교심리가 강한 한국인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국내 비데 보급률이 단기간에 일본을 따라잡을 것으로 확신했다"며 "식당에서도 음식 맛에 이어 화장실 청결도를 최우선으로 꼽는 만큼 비데가 김치냉장고, 정수기에 이어 생필품이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031)451-4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