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낮은 법인세율이 다국적기업을 유치하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 1년간(지난해 7월∼올 6월) 홍콩에 신규 진출한 다국적기업은 88개사로 1년 전에 비해 3% 증가,6월 말 현재 홍콩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다국적기업은 모두 3천2백7개로 불어났다. 특히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콸라룸푸르) 필립스전자(싱가포르) 등 18개 다국적기업은 아·태지역 본부를 홍콩으로 옮겼다. 이는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다국적기업이 설립한 지역사업본부나 공장이 단 7건에 불과한 한국과 큰 대조를 이룬다. FT는 사스충격 등의 여파로 홍콩 경제가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다국적기업들의 홍콩 진출이 크게 늘어난 핵심 원인으로 '낮은 법인세율'과 '단순한 세제'를 꼽았다. 홍콩의 법인세율(최고세율 기준)은 15%로 한국(27%) 대만(25%) 등 인근 경쟁국보다 훨씬 낮아 외국기업들이 경제상황에 별로 구애받지 않고 이곳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인력컨설팅회사인 HR비즈니스솔루션의 컨설턴트 엘라인 응은 "다국적기업들이 일부 일자리를 중국으로 옮기고 있지만 낮은 세율 때문에 지역본부는 홍콩에 그대로 유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다국적기업들이 홍콩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로 △정보의 자유로운 이동 △정치안정 △청렴한 관료조직 △독립적 사법체제 등을 들었다. 반면 '높은 생활비'는 홍콩 진출의 최대 장애 요소로 지적됐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