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업체의 고용 감소는 비단 미국 뿐만 아니라브라질, 중국 등을 망라한 전세계적인 경향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20일보도했다. 미국 얼라이언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경제전문가들은 전세계 상위 20개 경제국의 고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995-2002년까지 제조업 분야에서 줄어든 일자리가 2천200만여개에 달해 11%가 넘는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용감소가 가장 컸을 것이라는 믿음과는 달리 이 기간 줄어든 미 제조업체 일자리 수는 200만개로 11% 하락에 그쳤으나 브라질은 20%, 일본과중국은 각각 16%, 15%씩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의 조지프 카슨 국제경제연구소장은 이같은 추세의 원인은 기술 향상과치열한 경쟁으로 업체들의 효율성이 높아져 적은 노동력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카슨 소장은 미국의 일자리가 중국, 인도 등 비용이 적게드는 해외로 옮겨가고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만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것과는달리 제조업체의 고용 감소는 벌써 몇년전부터 시작된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문가들도 1990-2001년 사이에 미국 및 OECD 국가들의 제조업 고용이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은 원인으로 역시 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또 총고용이 감소하는 가운데 선진국들은 첨단기술 산업 등 고부가가지상품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의장직에서 올 봄 사임한 글렌 허버드도 재직 당시경제전망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에서 제조 현장의 고용 감소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아니라면서 이같은 경향을 지난 세기 농업 생산성의 향상에 따라 농업 분야의 일자리가 전세계적으로 격감한 것에 비유했다. 허버드 전 의장은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제조업 분야에 대한 보호 정책을 쓰는 것보다 노동자들이 서비스 업종으로 보다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한편 중국이 예상과 달리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 감소 현상을 보인 것은 비효율적인 거대 국유기업들 때문에 고용이 불안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JP모건 체이스의 한 애널리스트는 아시아의 제조업 일자리 감소는 아시아각국이 농업에서 제조업 분야로 빠르게 이동하고, 이제는 이같은 추세가 첨단기술및 서비스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면서 "향후 일자리 창출은 서비스분야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캐나다와 스페인, 멕시코 등은 지역내 무역 협정 등에 힘입어 같은 기간일자리 수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