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전성시대다. 현금 신용카드에 이어 "제3의 화폐"로 불리는 상품권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업계가 추산한 지난해 상품권 발행시장 전체 규모는 3조9천억원.유통업체 상품권 판매액이 1999~2001년까지 해마다 50% 이상 고속 성장한데다 정유상품권 관광상품권 외식상품권 등 틈새 상품권이 대거 선보인 결과다. 업계는 올해 전체 상품권 발행 시장 규모가 최소 4조1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제휴상품권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점포수가 적은 유통업체일수록 자사 상품권 사용처 확대와 다른 상품권과의 "짝짓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빅3' 상품권 점유율은 전체의 45%=상품권 시장을 주도하는 맹주는 단연 백화점 상품권이다.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의 지난해 상품권 매출(증정분 포함)은 1조9천6백79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상품권은 이중 절반이 넘는 1조1천억원어치나 판매됐다. 신세계상품권도 할인점 이마트 점포가 50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판매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신세계상품권의 경우 이마트를 통해 회수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을 정도다. 여기에 갤러리아 삼성플라자 뉴코아 LG유통 등 중소 유통업체 상품권까지 포함하면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50%를 웃돌게 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개인 신용카드로 PP카드 구입이 금지된 탓에 올해 백화점 상품권의 전체 판매액은 작년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10%씩 신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상품권 제휴처 많이 늘어=유통업체 상품권은 요즘 백화점과 할인점은 기본이고 호텔 패밀리레스토랑 여행사 놀이동산 극장 주유소 공연장 등으로 사용처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신세계는 올들어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제휴처를 가장 많이 늘렸다. 지난달엔 토니로마스 스파게띠아 빕스 파라다이스호텔 및 면세점 등과 제휴를 맺었다. 이로써 신세계 상품권 사용처는 백화점(7개점),할인점(56개점),조선호텔,스타벅스,대구백화점,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모두 22개로 늘어났다. 현대백화점 상품권도 최근 2∼3년 사이에 제휴처가 많이 늘었다. 현재 13개 백화점을 비롯 현대홈쇼핑,인터넷쇼핑몰인 Hmall(www.hmall.com),신라호텔,그랜드 하얏트,베니건스,예술의 전당,현대드림투어 등 모두 14개 제휴처에서 사용할 수 있다. 롯데상품권은 롯데백화점(20개점),롯데마트(30개점),롯데레몬,롯데호텔,롯데월드,TGI프라이데이스 등 롯데그룹 계열사 영업 매장에서 주로 사용할 수 있다. ◆동종·이종 업태간 짝짓기 활발=점포 수가 많지 않은 유통업체들은 다른 업태와 제휴를 맺는 방법으로 범용성을 넓혀가고 있다. 극장 패밀리레스토랑 스키장 등 레저·엔터테인먼트 업종은 가장 인기있는 짝짓기 대상이다. 삼성플라자(분당점)는 신세계백화점,이마트,LG백화점,애경백화점,갤러리아백화점,대구백화점,한화마트,홈플러스 등 대부분의 유통업체와 상품권 제휴를 맺어 점포 수가 1개뿐인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삼성테스코도 삼성플라자,애경백화점,에버랜드,CGV,마르쉐,LG정유 등 10곳으로 홈플러스 상품권의 사용처를 넓혔다. 할인점 사업만 벌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