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들의 올해 3.4분기 경영실적은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 조선, 건설, 정유업계는 수출 활황으로 일부 기업들은사상 최대의 실적이 예상되는 등 순항을 계속하고 있고 전자와 항공은 연초의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데 반해 섬유업계는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전자 = 연초 전세계적인 IT경기 불황과 내수 침체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 3분기에는 업계 전체적으로 실적 호조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LCD, 휴대전화 등의 호조로 1분기와 2분기에 9조원대에 머물던 매출이 다시 10조원대를 넘어서 11조4천억원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며,영업이익과 순이익도 20-30% 성장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LG전자[066570]는 3분기 매출이 4조9천억원대로 2분기(4조6천730억원)보다 호전될 전망이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삼성SDI[006400]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19%,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업계는 이같은 하반기 실적호조에 따라 올초 세웠던 목표치 달성은 어렵지않을 전망인데 삼성전자는 이런 추세가 4분기까지 간다면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고 LG전자는 당초 목표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 심각한 내수 위축으로 업체들이 내수 판매목표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지만 수출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는 수출로 내수부진을 만회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경우 올 내수 판매목표를 82만대에서 69만대로 수정하고도 9월까지 누계판매가 47만7천733대로 69.2% 밖에 채우지 못했지만 수출이 작년보다 18.9% 늘어나면서 연초에 세운 완성차 203만8천대 판매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역시 올 내수 판매목표를 20%나 낮추고도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이 목표치의 61.2%에 그치고 있지만 수출이 상향조정된 목표치의 89.6%에 달해 전체 판매목표량을 채우는데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GM대우차는 1-9월 누적 판매량이 목표치의 58.2%에 그쳐 연간 목표 달성이 다소불투명한 상황이며, 르노삼성차도 올초 13만6천대의 내수 판매목표를 세웠으나 9월까지 목표치의 64%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철강 = 전반적으로 양호한 업황과 더불어 최근 환율하락의 영향으로 원자재수입비용이 절감돼 3분기에도 상반기에 이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증권에 따르면 포스코[05490]는 3분기에 매출액 3조5천38억원, 영업이익 7천434억원, 경상이익 7천653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27.2%, 경상이익은46.5%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INI스틸[04020]도 3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늘어난 매출액 8천724억원, 영업이익828억원, 경상이익 713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송종혁 우리증권 연구원은 "철강업계는 이미 3분기에 연간 실적 목표치를 초과달성했으며 4분기 실적전망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사상 최대의 실적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철근가격 담합에 따른 7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재무구조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선 = 조선업계는 고수익 선종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목표치를 다소보수적으로 잡아 특별한 외부요인만 없다면 연초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사상 최대의 선박수주 호황이 지속, 수주 부문에서는 대다수 업체가 이미 목표를 달성했거나 거의 달성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올 1-8월 매출이 2조7천659억원으로 연간 목표(3조7천600억원)의 73.6%, 영업이익은 2천668억원으로 목표(3천500억원)의 76.2%를 각각 달성했으며 수주도 현재 25억2천만달러로 전체 목표의 90% 가량을 채웠다. 삼성중공업[010140]은 3분기에 매출 1조1천억원, 순이익 400억원 가량을 올린것으로 추정되며 연초 예상치인 매출 4조2천억-4조3천억원을 어렵지 않게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은 상반기 매출 2조1천279억원, 영업이익 966억원, 수주 2조4천719억원의 실적을 올렸는데 하반기에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올해 목표(수주 4조8천500억원, 매출 4조3천억원)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현대건설도 수주가 호조를 보이면서 올 매출 목표를 당초 7조8천억원에서 창사이래 최대인 8조원 이상으로 늘려 잡았는데 해외실적이 다소 줄어드는 대신 국내실적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유 = 최근 국제유가 인상과 환율하락 등이 호재로 작용해 3분기에도 상반기의 호조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업계 1위인 SK㈜[03600]는 최태원 회장 보석에 따른 경영구도 변화와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인해 3분기 실적전망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세종증권은 3분기 판매관리비에 SK글로벌 관련 대손충당금 2천500억원을 계상할경우 SK㈜의 3분기 매출액을 3조1천912억원, 영업이익은 282억원 적자로 추산했으며연간실적도 지분법평가손 등의 영향으로 적자를 예상했다. 한편 에쓰-오일[10950]은 3분기에 매출액 1조8천908억원, 영업이익 416억원, 경상이익 1천41억원, 순이익 720억원의 실적을 올려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으며 연간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항공 =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라크전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던 2분기와 비교해 3분기에는 사스영향에서 사실상 벗어난데다 성수기라는시기적 특성으로 인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인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올들어 내수경기 위축으로 소비심리가 움츠러들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감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LG투자증권 송재학 애널리스트는 "항공업계는 올초 사스파동 이후 점차 경영실적이 호전되고 있고 이같은 회복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지만 연초 각종 악재 때문에 연초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합상사 = LG상사[01120]는 올해 국내외 경제침체속에서도 작년에 이어 1천억원대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상사는 상반기 실적이 작년에 비해 12.3-37.8%의 성장률을 보인데다 3분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경우 올해 순이익은 1천26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47050]도 상반기에 매출은 계획의 113.9%,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49.8%, 389.4% 달성했으며 이런 추세는 3분기에도 계속되고 있어 목표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삼성물산[00830]은 3분기까지 수출이 171억6천만달러로 올 수출목표 245억달러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섬유 = 섬유업계는 올들어 원료가 상승, 제품 판매가 하락, 수출환경 악화 등의 악재로 3분기 실적 역시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은 2분기 5억원의 경상손실을 기록하는 등 올들어 악화된 실적이 3분기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며 효성도 3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나 2분기보다 개선되기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연간목표 달성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증권 임정훈 애널리스트는 "섬유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작년 3분기는 물론지난 2분기보다 악화되면서 간판기업들 중에서도 적자를 기록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