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미국의 백만장자들을 지켜준 힘은 역시 '부동산'이었다. 주거용 주택이나 스톡옵션 연금 등을 제외한 순 자산 규모가 1백만달러(약 12억원)를 넘는 미국 가구 수는 3백80만가구로 미국 전체(1억1천1백만가구)의 3.4%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3백30만가구)보다 14% 늘어나면서 지금까지의 최고치였던 2001년의 3백70만가구도 넘어섰다. 이 조사를 실시한 컨설팅회사인 NFO월드그룹측은 백만장자가 늘어난 이유를 '부동산 투자확대 등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로 꼽았다. 1년 전 조사 때와 비교해 보면 백만장자들의 투자용 부동산 보유 규모가 2배 늘어났고,부동산 값이 오른 것이 재산을 늘려주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네트 루 연구담당임원은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만장자가 급증한 것은 저금리로 주식시장이 안정된 데다 부유층들이 부동산투자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백만장자의 기준에 주거용 주택,스톡옵션 등을 모두 포함시키면 그 수는 7백90만가구로 늘어난다. 주거용 주택을 제외한 순자산가치가 50만달러(약 6억원)인 '50만장자'들은 모두 1천50만가구로 지난해(9백10만가구)보다 역시 1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백만장자들이 내다보는 경제전망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백만장자들이 자기 재산이나 경제 전반에 대한 전망을 측정하는 것을 지수화해 만든 'NFO 부유층 신뢰지수'를 보면 앞으로 자신들의 재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 55%에서 35%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