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화장품회사 로레알의 한국 지사인 로레알 코리아가 향후 5년간 국내 시장에 7천억원을 투자한다. 로레알 코리아의 피에르 이브 아르젤 사장은 2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창사 10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5년간 마케팅 및 시장조사, 인력개발 등에 3천600억원을 투자했으며 향후 5년간 7천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르젤 사장은 "한국 지사의 매출 규모는 로레알의 해외 지사 가운데 15위이지만 그룹의 10대 전략 국가로 선정될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므로 5년안에 10위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로레알 코리아는 또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쳐 5년 안에 현재 5%인 국내전체 화장품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10%로 확대하고, 약 1천600억원 수준인 매출을 2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선 올해 안에 코리아나 화장품을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선다는 전략이다. 로레알 코리아는 이를위해 자사 연구소인 서울의 `한국 R&D 테스트센터'를 활용,소비자 조사를 통해 한국인만을 위한 제품 개발에 힘쓰고 뉴욕과 파리 등에 한국 인력을 파견, 본사 차원에서도 한국형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아르젤 사장은 특히 "로레알 코리아는 지난 93년 직원 59명으로 설립됐으나 현재 직원수는 940여명이고 이중 외국인은 4명뿐인 한국 회사"라며 "앞으로 한국 사람에게 경영권을 이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여성들은 화장품에 대한 수준이 매우 높고 품질에도 민감해 기후,환경 차이에 따른 피부 특성과 화장 습관을 제품 개발에 반영할 것"이라며 "직원들의 경력 개발과 관련해서도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약국이나 마트 등 새로운 유통채널을개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아르젤 사장은 "다른 나라에 없는 화장품 관련 규정이 많아 경영에 어려움이 있다"며 "한국 화장품 시장의 선진화, 개방화를 위해 불합리한 규제는 개선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아르젤 사장은 한국의 노사문화와 관련해 "유럽도 지난 50여년간 노사문제를 경험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는 않지만 언론을 통해 한국의 노사문화가 폭력적, 부정적으로 외부에 비춰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한국 경제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라크전쟁, 북핵문제 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와 어려웠지만 내년에는 4~5%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덧붙였다. 로레알 코리아는 국내 화장품 기술 수준이 높은 점을 고려해 일부 색조화장품생산을 국내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업체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내년부터 `아름다운 마음은 소중하니까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그룹 홈'(소규모 공동가정) 활동을 후원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선기자 jsk@yna.co.kr